[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내년 중소기업 10곳 중 9곳은 올해 대비 추가적인 자금수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중앙회(회장 김기문)는 전국의 중소제조업체 300개를 대상으로 '중소기업 금융이용 애로실태조사'를 조사한 결과, 단 10%만이 내년도 자금수요에 대해 '증가할 것'이라고 답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24.4%)대비 절반 이하 수준이다.
78.3%는 내년도 자금수요에 대해 '금년 수준 유지'라고, 11.7%는 올해에 비해 감소할 것이라고 답했다. 금년 수준을 유지하겠다는 답변은 지난해(61.5%)대비 16.8%포인트 늘었으며 감소할 것이라는 답변은 1.4%포인트 줄었다.
중기중앙회는 "안팎으로 경기가 어려운데다, 뾰족한 돌파구도 없어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지 않는 등 중소기업의 위축된 심리가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내년도에 자금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 기업의 자금사용 용도는 '설비투자'가 50%로 가장 많았으며 30%가 원부자재 구입, 10%가 부채상환이라고 밝혔다.
필요한 자금 확보와 관련, 71.4%가 올해 필요자금을 70% 이상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10.9%는 필요자금의 절반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금조달 시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는 19.4%가 '높은 대출금리'를 꼽았으며, 각각 17.3%가 '까다로운 대출심사'와 '매출액 위주의 한도설정'을 꼽았다.
보증기관의 지원 개선방향에 대해서는 33.6%가 심사절차(서류) 간소화를, 28.1%가 보증료 인하를 꼽았다. 최근 5년 내 심사절차 간소화가 1순위 과제로 조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보증료 인하가 필요하다는 응답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 크게 증가했다.
판매대금의 현금성 결제는 크게 늘었으나 관련 제도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자의 67.2%가 현금(수표포함)으로 판매대금을 결제하는 것으로 나타나 지난해(49.5%)대비 17.7%포인트나 증가했지만 은행의 상환청구권 행사(58.6%), 결제일 장시간 소요(24.1%) 등의 애로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효율적인 정책금융 지원방향으로는 중소기업의 56.7%가 '기술력·성장성 우수기업 집중지원'을 꼽았으며, '저신용·소기업 위주로 자금지원'이 37.3%로 그 뒤를 이었다. 가장 절실한 금융지원 과제로는 '정책금융 저리지원(25.8%)'과 '장기자금 지원(22.9%)'이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최복희 중기중앙회 정책총괄실장은 "내년 경기전망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금융기관이 리스크 관리를 위해 중소기업 대출을 우선축소하거나 조기상환을 요구하는 관행은 없어야 한다"며 "단기적이고 일시적인 지원이 아니라, 장기적 관점에서 중소기업 지원을 통해 기업과 금융기관이 함께 성장할 수 있다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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