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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있는 아침]러시아 반체제 소설가 솔제니친 태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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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백재현 뉴미디어본부장]
1918년 오늘은 ‘러시아의 양심’으로 불렸던 반체제 소설가 솔제니친이 태어난 날입니다.


27세의포병 장교시절 친구에게 보낸 편지 속에 대수롭지 않게 쓴 스탈린에 대한 불평의 문구 때문에 무려 8년간의 강제 노동 수용소 생활을 합니다. 어느 시대나 독재 하에서는 사소한 일이 개인의 운명을 송두리째 바꿔 놓죠. 스탈린이 사망하고 수용소 생활은 끝났지만 솔제니친은 다시 3년간 유배에 보내집니다.

11년이라는 이 기나긴 고통의 시간은 작가로서의 자양분이 되었습니다. 유배가 끝나고 57년 출간한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로 그는 일약 세계적인 명성을 얻게 됩니다.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쓴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는 소련 문학의 기념비적 작품으로 평가 받고 있죠.


이후 그는 사전 검열제 폐지를 소련작가동맹에 요구하는 등 반체제 인사로서의 활동을 해나갑니다. 1970년 그는 노벨 문학상을 받지만 시상식에는 참석하지 못합니다. 소련 정부로부터 귀국허가를 받지 못할 것이란 걸 알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1973년 그는 ‘수용소 군도’를 파리에서 출판했다가 반역죄로 체포돼 사형선고를 받았습니다. 소련정부는 노벨상까지 받은 그를 죽이기까지는 부담이 됐는지 이듬해 그를 추방합니다.


1994년 러시아로 돌아갈 때까지 그는 미국에서 망명생활을 합니다. 냉전시대에 솔제니친은 소련에 대한 반체제 인사로서 부각됐지만 사실 그는 자본주의에 대해서도 좋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의 명성에 비해 미국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지 않은 이유도 그 때문일지 모릅니다. 미국이 듣고 싶어하는 소련 비난의 말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겠죠.


91년 소련이 무너지고 바로 돌아갈 수 있었음에도 미국에 더 머문 것은 ‘붉은 수레바퀴’라는 작품을 마무리 하기 위해서였답니다. 94년 고국으로 돌아간 뒤 2007년 푸틴으로부터 국가공로상까지 받았으나 이듬해 8월 3일 심장마비로 사망하고 맙니다. 향년 89세.


고국에 돌아가서도 이렇다 할 주목을 받지 못한 것은 반체제 지식인의 숙명 같은 것이기도 합니다. 반대할 체제 즉 소련이 무너지면서 상대적으로 존재를 부각시켜 줄빛이 바래버린 것이죠. 참 역설적입니다






백재현 뉴미디어본부장 itbri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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