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신생팀 서울 이랜드 FC는 지난 3~5일 선수선발 공개 테스트를 통해 청주FC 소속 공격수 최유상(25)을 뽑았다. 그는 K3 챌린저스리그(프로와 실업 팀을 제외한 아마추어 가운데 실력이 뛰어난 팀이 모여 경쟁하는 리그)에서 축구를 하며 공익근무요원으로 일하고 있다.
그는 2011년 신인드래프트를 통해 대구FC에서 프로로 데뷔했다. 그러나 적응에 실패해 선수생활을 포기하고, 고향 김해의 금형공장에서 일한 경력이 있다. 4부 리그인 챌린저스리그를 통해 선수로서 발판을 마련한 그는 546대 1이나 되는 경쟁률을 뚫고 내년 K리그 챌린지(2부 리그)에 도전할 자격을 얻었다.
그의 사례가 주목받은 이유는 남다른 이력과 높은 경쟁률을 통과했다는 결과 때문이다. 수많은 젊은이들이 프로를 꿈꾸지만 기회를 얻지 못한다. '숨은 진주'가 탄생할 가능성은 점점 더 작아진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이 9일 진행한 2015년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는 1,2부 리그 스물한 개 구단이 6순위까지 스물두 명(지원자 526명)을 뽑는 데 그쳤다. 자유선발과 우선지명 등 구단의 선택을 받은 유망선수를 제외하면 가능성을 확인할 기회조차 얻기 어렵다.
최유상은 "운이 좋았다. 챌린저스리그에도 많은 선수들이 프로 입단을 희망하지만 서류전형조차 통과하기 어렵다"고 했다. 한국실업축구연맹이 11~12일 진행하는 내셔널리그 공개 테스트에도 453명이 지원해 176명만 서류전형을 통과했다. 김학인 실업축구연맹 과장(35)은 "K리그에 소속된 선수 가운데 경쟁에서 밀리거나 새 팀을 찾지 못해 공개테스트에 응시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프로 팀은 잠재력있는 선수에게 기회를 주기보다는 검증된 유망주를 선점하거나 기존 선수단을 유지하는데 초점을 맞춘다. 리호승 수원 블루윙즈 사무국장(51)은 "선발을 담보할 수 없는 상황에서 무작정 선수를 데려다 가능성을 시험하기란 쉽지 않다. 구단 입장에서는 선택과 집중을 고민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최유상이 프로 행을 앞둔 설렘보다 책임감을 먼저 언급한 것도 이미 경험한 차가운 현실 때문일 것이다.
spor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