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스마트폰·반도체·디스플레이패널 등 주요 수출품의 해외 현지 생산이 늘면서 국내총생산(GDP)보다는 국민총생산(GNI)이 더 핵심적인 경제실상을 반영하는 통계지표가 될 것이란 분석이 한국은행에서 나왔다.
26일 정영택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한국은행 인천연수원에서 열린 워크숍 발표에서 "독립체산제 형태의 현지법인이 늘어나면 이들의 수익이 GNI를 키우는 효과를 가져온다"면서 "결국 (현재)주지표인 GDP의 중요성을 다시 생각하게 되고, GNI의 중요성이 더 부각될 수 있다"고 말했다.
독립채산형 현지법인은 우리나라 기업이 해외 현지에서 재고관리·자재구매·제품 생산·판매까지 담당하는 것을 뜻한다. 이들 기업은 현지법인의 영업활동 결과 발생한 순영업이잉여에 대해 배당(GNI)을 계상하게 된다.
각각 올해 5월과 9월 준공된 삼성전자 시안 반도체공장과 LG디스플레이패널 광저우 공장은 독립채산형 현지법인 거래를 시작했다.
한편 해외생산은 이외에도 가공무역, 중계무역 형태도 해외현지 생산으로 분류된다. 한은은 특히 이 중에서도 독립채산형 현지법인 거래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중국 가공무역 제한이 심해지고 있는 점도 이유 중 하나다. 2008년 41.1%에 달했던 중국 가공무역 비중은 2012년 34.8%로 줄었다가 올해 상반기에는 31.6%로 축소됐다.
한편 가공무역과 중계무역, 독립채산형 현지법인 등을 포괄하는 해외생산 비중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제조업의 해외생산비중은 2003년 4.6%에 불과했던 것이 꾸준히 증가해 2012년 18%까지 늘어났다. 특히 2012년 1분기 기준 스마트폰의 해외생산은 78%에 이르렀다.
정 국장은 "무역의 규모가 아니라 무역을 통해서 누가 돈을 버느냐에 포커스가 맞춰지게 되면서 재화가 국경을 움직이는 물리적 기준이 아니라 경제적 이익의 중심이 어디에 있느냐가 더 중요해졌다"고 설명했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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