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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메신저 검열' 논란에 사이버공포 확산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3초

-누리꾼들 다른 나라 기반둔 메신저로 이동
[아시아경제 김재연 기자, 유제훈 기자]검찰이 '사이버 명예훼손 전담수사팀'을 신설하고 인터넷 공간에 대한 사실상의 검열 방침을 밝히면서 누리꾼들이 이른바 '사이버 망명'을 하고 있다. 메신저도 검열대상이 된다는 불안감에 국산 메신저인 카카오톡을 탈퇴해 러시아 메신저인 '텔레그램'을 이용하는가 하면 이메일 계정도 국내 포털이 아닌 외국 포털 계정으로 '갈아타기' 하고 있다.


자영업자 이상원(32)씨는 최근 친한 지인들과 논의한 끝에 러시아 메신저 텔레그램을 사용하기로 했다. 검찰이 사이버 유언비어를 수사한다고 나서면서 지인들과의 메시지도 보지 않을까 불안한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씨는 "잠재적으로 사생활 침해를 당할 것 같아 텔레그램으로 갈아타기로 했다"며 "미국의 국가안보국(NSA)처럼 정부가 대놓고 정보 수집하는 것 같아 기분이 나쁘다"고 말했다.

대학생 송희영(23ㆍ여)씨는 "오늘 아침에도 정부가 카카오톡을 검열했다는 보도를 접했다"며 "요새 주변에서는 미국에 서버를 둔 '바이버(Viver)' 앱을 카카오톡 대신 쓰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누리꾼들의 불안 속에 텔레그램의 인기는 치솟고 있다. 애플사의 '앱스토어(App Store)'에서 '텔레그램(telegram)'이 카카오톡을 누르고 연일 내려받기(Download) 순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꼭 텔레그램이 아니더라도 서버를 국내에 두지 않는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를 사용하는 네티즌들도 증가하는 추세다.

청해진해운의 실 소유주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기독교복음침례회(세칭 구원파) 신도들이 도피 시절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 '바이버 앱'도 정부의 검열에서 자유롭다고 알려져 인기를 끌고 있는 중이다.


정부의 검열에 대한 누리꾼들의 불안이 커지면서 인터넷 업계에서는 2009년 검찰이 MBC PD수첩 작가의 메일을 공개했을 때처럼 누리꾼들의 서비스 갈아타기가 심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많은 사람들이 이메일 계정을 국내 서비스업체에서 구글 지메일로 옮겼다. 인터넷 실명제 도입 당시 상당수 유튜브로 이용자들이 대거 이동한 것도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직장인 박진우(26ㆍ가명)씨는 "국내 이메일 계정은 해킹이 걱정되는데다, 모니터링의 위험도 있는 만큼 불안하다"며 "그래서 얼마 전부터 구글의 지메일을 이용하고 있는데, 오전에 카카오톡 관련 보도를 보고 바꾸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정부에 대한 불신 속에 "카카오톡은 들여다 보지 않는다"는 검찰의 해명에도 시민들의 불안감은 잦아들지 않고 있다. 직장인 손모(31)씨는 "세월호 사고를 보면서 안그래도 정부에 대한 불신이 큰데 '안하겠다'고 한다고 믿겠느냐"며 "유언비어 걱정하기에 앞서 자신들에 대한 신뢰부터 회복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재연 기자 ukebida@asiae.co.kr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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