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심판원, “전모씨 골프공 공급장치는 무효 아니다” 심결…골프존, 심판원 심결 불복 지난 8월8일 특허법원에 무효심결취소소송
[아시아경제 왕성상 기자] 한 개인발명가가 국내 스크린골프업계 골리앗으로 통하는 (주)골프존과의 ‘특허분쟁 1차전’에서 이겨 화제다.
25일 특허청에 따르면 특허심판원은 골프존이 개인발명가인 전모씨를 상대로 낸 ‘골프공 공급장치’특허(특허 제651061호, 2006년 1월20일 출원) 무효심판에서 전씨의 골프공 공급장치가 기존의 골프공 공급장치보다 오작동을 크게 개선했음을 인정, 특허가 유효하다고 결정했다.
종래엔 골프티 아래나 골프채 스윙경로에 달린 센서에서 타격여부를 감지, 골프공이 나오도록 했다. 이 방식은 자칫 잘못해 공이 골프티에서 굴러 떨어지거나 연습스윙만 해도 공을 친 것으로 인식돼 다음 공이 나올 수 있었고 골프채 충격으로 센서가 부서질 가능성도 높았다.
이에 대해 전모씨의 골프공 공급장치에선 쳐서 날아가는 공을 센서가 알아채고 공을 공급토록 해 종래 기술에서의 오동작과 센서파손문제를 풀었다. 하나의 센서로 타격된 골프공 속도, 비거리측정과 골프공 공급동작을 연동시켜 볼공급의 정확성 및 사용편리성도 크게 높였다.
이에 앞서 지난해 6월 전모씨가 골프존을 상대로 골프존제품이 자신의 기술을 쓰고 있다며 특허침해금지소송을 내자 골프존은 이에 맞서 특허심판원에 본 무효심판을 청구했다.
전모씨는 이번 무효심판에서 이김에 따라 법원이 진행하는 특허침해소송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게 됐다. 골프존은 이 같은 특허심판원 심결에 대해 지난 8월8일 무효심결취소소송을 내 현재 특허법원에 가 있다.
한편 국내 골프인구는 350만명쯤 되며 스크린골프시장 규모는 1조7000억원에 이른다. 전국에 4000여 매장을 운영 중인 골프존이 스크린골프업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최근 10년간 골프관련 특허분쟁은 36건 중 특허권자가 개인인 사건비율이 약 64%로 다른 분야(35%)보다 높다. 이는 골프업계에선 다른 분야보다 개인이 기술을 더 활발하게 개발, 권리를 등록하고 행사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장완호 특허심판원 심판장은 “특허는 개인이 기업을 상대로 한 협상에서도 주도권을 쥘 수 있는 수단으로 골프와 같은 취미생활에서도 좋은 아이디어를 찾으면 얼마든지 대기업을 이길 수 있고 창업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장 심판장은 “불편함을 개선하려는 아이디어 찾기 습관과 새 아이디어를 빨리 권리화하려는 노력이 뭣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특허청은 경제적 어려움이나 전문지식 부족으로 개인이나 중소기업이 개발한 기술이 활용되지 못하는 것을 막기 위해 공익변리사 특허상담센터(http://pcc.or.kr)를 운영 중이다. 따라서 개인발명가 등 경제적·사회적 약자가 소송비부담 등으로 권리구제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일이 없게 공익변리사를 통한 무료소송대리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왕성상 기자 wss404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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