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정치적 무기력증에 빠졌던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전 대표와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가 각각 박근혜 대통령,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를 겨냥해 포문을 열었다. 이 같은 행보가 스스로의 야성(野性)을 드러냄으로써 정치적 존재감을 부각시키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7ㆍ30 재보궐선거 참패로 당대표에서 물러난 안 전 대표는 23일 송광용 전 대통령교육문화수석 사퇴 파문을 비판하며 두 달만에 말문을 열었다. 안 의원은 자신의 홈페이지에 '송광용 교육문화수석 사퇴에 대한 생각'이라는 글을 통해 청와대 인사시스템의 문제점과 박 대통령의 해명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 전 대표는 "송 수석의 사퇴는 명백하게 박근혜정부의 고질병인 '수첩인사'에 따른 인사참사"라며 "박 대통령은 송 수석의 사퇴 이유를 국민이 납득할 수 있게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현 정부가 참여정부의 인사시스템을 참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탈당 파문을 빚었던 박 원내대표도 연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를 상대로 '맞장토론'을 요구하고 있다. 박 원내대표는 비대위원장 사퇴 후 처음 열린 22일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회의에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부자감세가 없었다고 주장을 해서 오히려 서민증세를 더 주목받게 하고 있다"며 "김 대표에게 맞장토론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다음날 한 사회복지관에서 가진 현장 원내대책회의에서도 김 대표를 향해 "부자감세는 없다는 김 대표의 주장에 자신이 있다면 맞장토론을 응하라는 제안에 대해서는 아무런 회답이 없다"며 재차 목소리를 높였다.
당 안팎에서는 두 사람의 최근 행보에 대해 '존재감 부각 차원'이라고 풀이했다. 이종훈 시사평론가는 "박 원내대표는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대위원장 체제가 시작되면서 거의 잊혀진 존재처럼 됐다"며 "원내대표를 그만두더라도 당권, 대권과 관련해 본인의 꿈도 있을테니 역할을 찾을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안 전 대표에 대해서는 "기회라고 본 것 같다"면서 "최근 친노계 비판론이 거센데 마땅히 당내 대안세력도 없다 보니 안 전 대표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부분을 의식한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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