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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분쟁이 휩쓸고 간 누리플랜, 개미 눈물만 남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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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 상장폐지 기로에 놓인 코스닥 상장사 누리플랜의 경영권 분쟁이 조용히 사그라들면서 애꿎은 개미투자자들만 피해를 볼 전망이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인천지법 부천지원은 최근 정모씨 등 소액주주 52명이 낸 임시주주총회소집허가 신청 관련 앞선 허가를 취소했다. 주총 소집절차가 진척을 보이지 않은 탓이다.

당초 법원은 지난 6월 임시주총 소집을 허가했었다. 5월 소액주주들은 이사회 재구성과 경영 총괄 감사 시행 등을 요구했고, 이에 사측은 직무대행 체제를 유지하면서 경영 투명성을 보장하는 방안을 찾겠다고 했지만 법원은 소액주주들의 손을 들어줬었다. 당시 누리서울타워 측은 법원 결정을 반기면서 자신들이 경영권을 쥐는 것이 회사 정상화를 위한 방편이라고 주장했다.


문제는 주총 소집 허가 이후 50일 넘게 소집절차를 밟지 않은 것이다. 누리플랜은 소액주주 측에 내용증명 우편을 보내는 등 주총 소집절차 진행 여부를 확인했고 결국 법원은 “사정변경이 있어 부당함이 인정되므로 직권으로 허가 결정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소액주주들의 소극적인 대응은 ‘가짜 주총’ 논란의 향배를 가릴 본안소송(주주총회 및 이사회결의 부존재 확인)에서 이상우 회장이 승리를 거둔 데다, 누리서울타워가 사실상 분쟁 지속을 포기한 탓으로 풀이된다.


앞서 인천지법 부천지원 민사1부(부장판사 이환승)는 지난달 18일 “장병수 누리서울타워 대표 측이 개최한 정기 주주총회 및 장 대표를 누리플랜 대표이사로 선임한 이사회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판결했다.


소액주주 등이 항소해 사건은 서울고법으로 넘어갔지만 분쟁의 한 축인 누리서울타워는 지난달 말 46만여주를 장외처분하며 지분율을 16.81%까지 낮춰 발을 뺐다. 한때 26.94%까지 지분을 확보했지만 이제는 이 회장 측(44.36%)에 견줄 세가 못 된다.


현재 누리플랜은 상폐 위기에 놓여 있다. 한국거래소는 이달 초 누리플랜을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결정했고, 지난 19일 누리플랜이 경영개선계획서를 제출함에 따라 보름 이내에 상장폐지 또는 개선기간부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정기 주총 전후로 경영권 분쟁이 부상하면서 3월 장중 연중 고점 1만1350원까지 기록했던 누리플랜 주가는 지난달 이 회장이 횡령·뇌물 등의 혐의로 넘겨진 뒤 거래정지로 지난달 17일 종가 9990원에 멎어 있다. 이대로 누리플랜이 상폐되면 최고가에 주식을 사들인 투자자는 최소 11.98% 이상의 손실을 보게 되는 셈이다.


한편 누리플랜은 경영권 안정성 및 지속성 확보를 위해 최대주주인 이 회장 보유 지분 193만8000주를 1년간 자진보호예수한다고 26일 밝혔다.




정준영 기자 foxfur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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