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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방한]"소박한 음식과 잠자리, 작은 차"‥ 한국에서의 교황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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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 프란치스코 교황이 4박5일간 한국에서 생활함에 따라 그의 일거수일투족에도 관심이 높다. 교황은 유머 넘치고 누구에게나 친숙한 표정으로 다가가기를 즐긴다. 평소 성품이 검소하고 소박한 만큼 입고, 자고, 먹는 등 생활 부분도 이에 맞춰져 있다.


교황이 묵을 숙소는 청와대 인근 주한교황청 대사관저다. 교황은 한국 도착 즉시 공항을 나와 주한교황청대사관에 여장을 풀고 12시께 개인미사를 본다. 방한 기간 내내 묵을 방은 요한 바오로 2세가 1984년과 1989년 두 차례 방문했을 때 지내던 곳이다. 현재 방 주인은 주한교황청 대사 오스발도 파딜랴 대주교다.

교황은 오스발도 대사의 침대와 옷장을 그대로 쓸 계획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바티칸에서도 궁에 살지 않는다. 지금 사는 집은 교황청 인근 산타마르타의 작은 아파트다. 사람들로 하여금 제일 궁금증을 자아내게 하는 부분이다. '금욕을 실천하기 위한 것인가. 가난을 위한 것인가' 이에 대해 언론과 신자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왜 교황은 호화로운 아파트를 포기했나" 교황의 답변은 한결 같다. "단지 성격이 그렇고 심리적인 문제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교황이 먹을 음식에도 관심이 쏠리기는 마찬가지. 평소에는 주한교황청 대사관에서 양식으로 식사하지만 두 차례 한국 음식을 먹게 된다. 방한기간 중 교황은 15일 대전 소재 가톨릭대학교에서의 '아시아청년들과의 오찬'과 17일 해미성지 '아시아 주교 60여명의 오찬'을 비공개로 진행한다. 청년들과의 오찬에는 인도, 방글라데시, 캄보디아 등 아시아 17개 나라 청년 대표 20여명이 참석한다. 아시아청년대회 홍보대사로 활동 중인 가수 보아도 이 자리에 함께한다. 청년대표는 영어 회화 가능자로 각 나라 교계에서 추천한 이들이다. 식사 장소는 평소 학생들이 사용하는 회관 1층 한편에 마련된다. 메뉴는 숯불갈비와 갈비탕, 김치 등으로 알려졌다.

유흥식 대전교구장은 "소박한 성품에 맞춰 간소하게 차리되 건강 및 영양 등을 고려해 정성스럽게 준비했다"며 "맛있게 드시고 한국에서의 일정을 무난히 치러주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유 주교는 아시아청년대회 준비위원장으로 작년 말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초청 편지를 보내 이번 방한을 성사시킨 인물이다.


해미성지에서 갖는 아시아 주교 60여명과 오찬은 지역 신도들이 준비한다. 지역 신도들은 토속적이면서도 교황 등 아시아주교들의 입맛에도 맞는 음식을 특별히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메뉴는 명확히 밝히고는 있지 않으나 교황 방한 이후 해미성지 등을 찾는 순례객을 위한 '순례음식'으로 내놓을 계획이다. 추후 이름도 따로 지어진다. 아마도 프란치스코 교황을 연상할 수 있는 음식명이 붙여져 오랫동안 전래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아시아청년대회를 준비하는 대전교구의 한 신부는 "교황과 주교들이 좋아할지 여간 걱정"이라며 "지역 신도들의 정성이 잘 전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교황이 타는 차는 현대기아자동차의 국산 소형차 '쏘울'이다. 당초 교황은 교황청을 통해 '가장 작은 차'를 원한다는 의견을 전함에 따라 소형차를 준비했다. 요한 바오로 2세는 방한 당시 방탄차를 탄 적 있으나 평소 프란치스코 교황은 신부 시절 낡고 작은 차를 운전해 왔다. 그러나 각 지역별로 흩어져 있는 행사장 간 이동은 청와대 전용헬기를 이용한다. 차는 행사장 내 수십∼수백m 이동하는 데 쓰여진다. 다만 서울 광화문 시복미사에서는 카 퍼레이드도 펼쳐진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평소 고급 승용차와 특별한 의전을 좋아하지 않는다. 이런 모습은 자주 목격된다. 대형 의전용 승용차보다는 폴크스바겐이 만든 낡고 작은 승용차를 즐겨 탄다. 작년 9월 교황의 검소함에 감동한 이탈리아의 렌초 초카 신부가 교황에게 자신이 몰던 흰색 르노4를 선물했다. 이 차는 출고된 뒤 20년이 지난 소형차였다. 그나마도 주행거리가 30만㎞가 넘은 것이었다. 르노4는 교황이 아르헨티나에 머물던 시절 몰고 다닌 모델로 현재 단종된 차종이다.


교황이 입을 제의는 흰색과 붉은 색 두 가지 종류다. 총 8벌이 제작됐다. 15일 대전을 방문하는 교황은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리는 미사에서 '아베 마리아(Ave Maria)'의 첫 글자 A와 M이 새겨져 있는 흰색 제의를 입는다. 왕관 주위의 비둘기를 형상화해 마리아에게 천상모후의 관을 씌우는 모습을 형상화했다.


16일 서울 광화문광장 시복미사에는 붉은색 제의를 입는다. 교황 방한 기념 로고, 미사에서 포도주를 성혈로 축성할 때 사용하는 잔인 '성작' 그리고 칼을 조화롭게 형상화한 모습이다. 성작은 한편으로 찬미의 손짓을 표현한다. 칼은 순교자들의 수난을 뜻한다. 전체적으로 수난 뒤에 따라오는 찬미와 영광을, 궁극적으로는 십자가의 영광을 상징적으로 표현했다.


17일 충남 서산 해미읍성에서 열리는 미사에 입게 될 제의는 그리스도교 신앙의 핵심인 십자가를 한국적인 선의 느낌으로 살린 동양화의 먹 터치 기법으로 강조해 제작됐다. 8명의 수녀가 4개월 동안 정성을 쏟아 만들었다. 가난한 이를 사랑하는 교황 뜻에 따라 비교적 값싸고 얇은 소재를 택했다.


18일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 때의 제의는 백색이다. 평화를 상징하는 비둘기와 구원을 뜻하는 올리브 가지로 원형을 이미지화했다. 손으로 수놓은 비둘기는 수채화를 연상시킬 정도로 섬세하게 표현했다.


제의 디자인과 제작은 스승예수의제자수녀회에서 맡았다. 지난 5월부터 디자인을 기획한 수녀회는 6월 초 교황청으로부터 디자인을 확정받고 곧바로 제작에 돌입했다. 준비위원회는 "가난한 이를 사랑하는 교황님 뜻에 따라 제의 소재도 값싸고 얇은 것으로 선택했다. 대부분 수녀들이 직접 수작업으로 제작했다"고 말했다.


이와 별도로 77세인 교황의 건강관리를 위해 가톨릭 중앙의료원 의사진 30여명이 2개조로 행사장 및 숙소 등을 나눠 상시 대기한다. 한국에서도 비상시를 대비한 의료진을 배치한다.


교황 경호와 관련, 대통령 경호실과 교황청 경호실이 함께 진행한다. 이를 위해 청와대 경호실은 특별경호대책을 마련하고 현장 경호 리허설 등도 마친 상태다. 그러나 교황 경호는 일반 국가원수와 다른 점이 많다. 경호계의 한 관계자는 "국가원수들은 의전과 경호 메뉴얼에 의해 이뤄지지만 교황은 신자 및 일반인과의 스킨십이 많고 접촉이 수시로 발생하는 만큼 고도의 경호가 이뤄진다"고 말했다. 교통 수단도 방탄차가 아닌 국산 소형차로 진행되는 만큼 1.2㎞에 이르는 광화문 카 퍼레이드도 매우 신경 쓰는 대목이다.




이규성 기자 pea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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