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현구 대표 "경청의 조직문화 체질화"
[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납품업체 비리 사건 이후 기업문화 개조에 나선 롯데홈쇼핑이 국내 기업으로는 드물게 '리스너(Listener)' 제도를 도입했다고 11일 밝혔다.
리스너는 조직 내 불합리, 비리 등을 내부에서부터 인지하고 자정하는 조직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소통 전담자를 말한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거래관계에 있어서 불리한 위치에 있을 수 밖에 없는 협력사의 솔직한 목소리를 듣고 내부 임직원의 소통을 촉진 할 수 있는 채널이 필요하다는 인식에서 리스너를 도입했다"며 "전직 기자, 변호사, 모더레이터 등 상담 내용의 비밀을 보장 할 수 있는 외부 전문가 3인으로 구성됐으며 대표이사와 핫라인을 구축하는 등 독립적인 권한과 책임을 가지고 운영된다"고 말했다.
롯데홈쇼핑은 지난 4일 양평동 본사에 '리스너룸'을 열어 전 사원에 대한 탐문 프로그램에 들어갔으며, 이미 협력사를 대상으로는 일대 일 방문 상담을 통해 업무상 고충, 불공정 거래, 개선 요청 사항 등을 접수하는 '리스닝 투어'를 시작했다.
리스닝 투어를 통해 발견된 문제점은 즉각적인 조치와 개선을 추진할 예정이다. 좋은 아이디어는 정식 제도화하고 우수 제안자에게는 포상도 한다.
또 대학병원 정신과 전문의, 법무법인 전문 변호사 등의 자문을 받아 법적 조치를 포함한 실질적인 문제 해결에 나선다. 리스너 상담 서버를 외부에 설치하고 개인 대화는 철저히 비밀을 보장하는 등 상담자에 대한 보호 조치도 강화했다.
이 뿐 아니라 롯데홈쇼핑은 리스닝 분야 전문가인 미국의 파트리샤 지아노티 박사를 섭외해 리스너 프로그램 진행 과정에 대한 체계적인 자문을 받기로 했다. 지아노티 박사는 컨설팅사인 우드랜드그룹의 대표 파트너이자 공인 임상심리학자다.
롯데홈쇼핑은 외부 리스너를 통한 소통 문화가 정착되면 회사 내부에서도 리스너를 선발해 자체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강현구 롯데홈쇼핑 대표는 "직접적인 거래 이해관계에 있는 영업부서 및 담당자를 통해서는 협력사가 거래상의 고충이나 불만을 토로하기 쉽지 않다"며, "독립성이 보장된 소통 전담자를 새로 도입해 경청의 조직문화를 체질화하고 협력사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는 의미 있는 변화를 통해 상생경영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 계획"이라고 전했다.
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