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택 국회 정무위원회 신임 위원장 인터뷰
-김영란법 정치인과 고위 공직자만 적용할 경우 '형평성 문제'
-사립학교와 언론사까지 법 적용 확대하는 것 검토해야
[아시아경제 전슬기 기자]"김영란법 적용 대상을 축소해서는 안됩니다. 형평성에 어긋나기 때문입니다."
경제기획원 관료 출신으로 제7대 해양수산부 장관을 역임한 정우택 국회 정무위원회 신임 위원장(61·사진)은 7일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부정청탁금지 및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 제정안(일명 김영란법)'과 관련해 법 적용의 형평성을 강조하며 이 같이 소신을 밝혔다.
김영란법은 세월호 참사 이후 관피아 방지를 위한 법안 가운데 하나로, 정치권의 관심이 뜨겁다. 김영란법을 논의하는 정무위에 시선이 쏠리는 것도 당연하다. 19대 국회 전반기 심사과정에서 법적용 대상이 무려 2000만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갑론을박은 더욱 심화되는 양상이다. 후반기 정무위를 이끌어갈 정 위원장의 부담 역시 클 수밖에 없다.
김영란법에 대한 정 위원장의 견해는 단호했다. 그는 "정치인, 고위 공직자로 법 적용을 축소할 경우 형평성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여당 일부에서 법적용을 이원화해 하위직 공무원에 대해서는 덜 엄격하게 적용하는 방안을 강구한 것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정 위원장은 "혹시나 국회의원, 장ㆍ차관만 적용하자는 국민적 공감대가 있다면 가능하겠지만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형평성을 강조하는 만큼 사립학교 교원과 언론 종사자까지 법 적용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정 위원장은 필요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다만 여당 내부에서 반대 의견이 있다는 점을 인식해서인지 "오는 10일 공청회를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조심스러워 했다.
정 위원장은 정무위원장을 강하게 고집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무위원장 자리를 놓고 당내 경선까지 치를 정도였다. 정무위를 고집한 이유에 대해 그는 "금융위기를 경험해보니 상당한 충격이 느껴졌다"며 "금융안전은 정부가 순항하는데 필수불가결한 요소인 만큼 그동안 쌓은 지식과 경험으로 보탬이 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여야가 대립하고 있는 정무위 법안소위 복수화 문제에 대해 "원내대표 결정 사안이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법안소위 복수화는 원내대표 합의사항에 '추후 논의한다'고 돼 있다"며 "위원장으로서 정무위만 독단적으로 할 수는 없다"고 입장을 전했다. 이어 "원내지도부의 결정에 따르겠다"고 덧붙였다.
정무위의 금융소비자보호원 신설에 대해서는 "새누리당 경제민주화실천모임(경실모) 절충안은 좋은 아이디어"라고 답했다.
그는 그러나 "금융위 산하에 금소원을 설치하는 것은 야당이 반대할 것이기 때문에 좋다, 나쁘다를 위원장으로 먼저 이야기 할 수는 없다"며 "법안소위에서 모든 안을 다 논의하겠다"고 알렸다.
정 위원장은 향후 STX, 동부그룹 등의 기업정상화 절차도 면밀히 들여다볼 예정이다. 그는 "정무위는 법안과 현안 하나하나 다 시급하다"며 "대우해양조선, 우리금융지주 민영화가 무리 없이 정상적으로 진행되도록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자금난에 허덕이는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의 보증평가 객관화에 노력하고 중소상공인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전슬기 기자 sgj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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