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미국 정부가 석유 수출 기준을 완화, 기업들이 좀더 쉽게 석유를 수출할 수 있는 길을 터줬다.
현행 규정에 따르면 미국 기업들은 가솔린과 디젤 같은 정제유를 수출할 수는 있지만 원유 자체를 수출할 수는 없다. 하지만 앞으로는 원유에 약간의 가공 처리만 이뤄지면 수출이 가능토록 할 방침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미 정부가 정제유에 대한 개념을 확대적용키로 해 더 많은 석유제품 수출이 가능해졌다고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파이오니아 내츄럴 리소시스가 콘덴세이트라고 불리는 초경질유의 수출을 승인해 달라는 탄원서를 제출하면서 근거가 마련됐다. 파이오니아는 콘덴세이트의 수송을 안전하게 하기 위해 안정화라는 약간의 가공 과정을 거치는데 이 때 증류설비를 이용한다. 미 상무부는 증류설비를 이용했다는 점에서 정제유로 인정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미 상무부의 짐 호크 대변인은 e메일 성명을 통해 "증류탑을 통해 가공된 석유들은 더 이상 원유로 정의되지 않는다며 따라서 수출 요건을 갖춘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무부는 파이오니아와 함께 휴스턴 소재 엔터프라이즈 프러덕츠 파트너스까지 2개 에너지 업체의 콘덴세이트 수출을 허용해줬다.
미국은 오일파동에 대응하기 위해 1975부터 원유 수출을 금지했다. 캐나다로만 수출이 허용됐는데 지난 3월 기준 하루 24만6000배럴에 불과했다.
수출은 여전히 금지돼 있는 반면 셰일혁명 덕분에 원유 생산량이 2012년 초 이후 50% 가까이 급증했다. 2012년 1월 580만배럴에 불과했던 하루 원유 생산량은 현재 850만배럴에 육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원유 수출 제한을 풀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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