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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성장·저물가 국면에서는 금리인상 명분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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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명헌 단국대 교수, '나라경제 6월호'서 새로운 경제환경 맞는 통화정책 제언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현재의 금리중시 통화정책으로는 금융안정과 거시경제 안정을 달성하는데 큰 어려움이 있으며 저성장·저물가 국면에서는 금리인상의 명분이 없다는 주장이 나왔다.


8일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강명헌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KDI의 '나라경제 6월호'에 실린 '뉴 노멀시대의 통화정책'기고문에서 금리중시의 통화정책은 ▲저성장·저물가로의 기조전환 ▲과잉유동성 ▲금융불안 ▲재정위기 ▲저출산·고령화 추세 등의 새로운 경제환경 하에서 유효성이 저하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강 교수는 우선 "세계경제는 저성장 국면으로 전환됐고, 고용악화에 따른 소득정체와 위험회피성향 확대로 가계의 디레버리징 현상이 지속되면서 소비 및 투자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면서 "현행 물가안정목표제 아래에서 금리중시 통화정책은 경기과열을 방지하거나 인플레이션을 예방하는 데엔 비교적 효과적이지만, 저성장 상태에서 경기침체를 벗어나기 위한 경기부양에는 상대적으로 효과적이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강 교수는 특히 저물가 상태에선 금리를 선제적으로 상향 조정할 명분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신용이 과다하게 확대되면서 자산가격 버블이 발생, 확대, 붕괴되는 과정에서 금융시스템이 붕괴되고 경기침체와 부채디플레이션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현재의 금리중시 통화정책만으로는 금융안정과 거시경제안정을 달성하는 데 큰 어려움이 있다"고 진단했다.

강 교수는 이어 "미국, EU, 일본 등이 글로벌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공급한 본원통화 규모가 2013년 6월 말 현재 6조6000억달러에 달한다"면서 "이러한 과잉유동성 문제는 지금과 같은 저성장ㆍ저물가ㆍ저금리 기조 아래에선 금리중시 통화정책의 유효성을 더욱 감소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과잉유동성 축소를 위해 기준금리를 올리려고 해도 저성장ㆍ저물가 국면에서 금리인상의 명분을 좀처럼 찾을 수 없는 상황이 되기 쉽다는 것이다.


강 교수는 금융불안도 금리중시 통화정책으로는 대응력이 제한적이라고 보고 있다. 금융 부문이 불안하거나 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면 통화정책의 파급경로가 원활히 작동하지 않기 때문에 통화정책의 효과를 기대만큼 얻을 수 없다는 것이다. 강 교수는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로 거품이 붕괴돼 신용경색이 발생한 상황에서 최근처럼 저물가 기조가 정착된 경우에는 극단적 완화정책이 불가피하게 돼 물가안정과의 상충이 두드러지게 부각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재정위기도 통화정책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강 교수는 최근처럼 재정정책 활용 여지가 축소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선 통화정책이 경기안정화 역할을 상당부분 담당할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재정위기를 겪는 선진경제를 중심으로 재정건전성 회복을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임에 따라 통화정책 운용 시 이러한 재정여건을 감안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저출산·고령화 추세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낮추면 소비가 촉진돼 경기부양 효과가 나타나게 된다. 이러한 현상은 젊은 층에서 주로 발견된다. 그러나 인구고령화는 잠재노동 투입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 이는 생산가능인구를 감소시키고 경제활동참가율을 낮춰 잠재성장률을 하락시킬 수 있다. 저축성향이 낮은 고령층이 늘어나면 전체 저축률은 하락하고, 이것은 통화정책의 효과를 감소시킬 수 있다는 게 강 교수의 설명이다.


강 교수는 "새로운 경제환경이 도래함에 따라 정부로부터 독립된 물가안정 수호기관으로서의 중앙은행이라는 개념이 변화하면서 중앙은행의 역할과 독립성도 진화하고 있다"면서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나타난 통화정책의 성격 변화는 각국 중앙은행이 새로운 정책과제와 기존의 정체성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따라서 "경제환경이 과거와 전혀 다르게 바뀌고 중앙은행의 역할도 지속적으로 진화하는 '뉴 노멀' 시대에는 기존 통화정책의 고수보다는 새로운 환경에 맞는 통화정책의 보완과 중앙은행 독립성에 대한 패러다임의 재정립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제언했다.




세종=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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