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유럽중앙은행(ECB)이 사상 첫 마이너스 금리 시대를 열면서 국내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높다.
ECB의 결정으로 5일(현지시간) 미국과 유럽 증시는 일제히 상승했지만, 국내 시장은 현충일 휴일이어서 내주 시장의 흐름에 이목이 집중된다.
증시의 박스권 탈출 여부 만큼이나 주목되는 건 이번 재료가 외환시장에 미칠 파급 효과다. 지난달 7일 달러당 1030원이 무너진 뒤 원·달러 환율은 한 달 가까이 1020원선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1020원을 하향돌파하려는 시장과 당국의 개입 사이에서 팽팽한 균형이 유지돼왔지만, ECB의 결정은 이런 분위기를 반전시킬 계기가 될 것이라는 게 시장의 전망이다.
ECB는 앞서 중앙은행에 돈을 맡기려면 은행들이 수수료를 내라고 결정했다. 돌려 말하면, 돈을 쟁여두지 말고 기업이나 개인에게 빌려주라는 의미다. 이 결정 뒤 유로화 가치는 달러당 1.35유로까지 떨어졌다.
다만 이런 추세가 지속될지를 두곤 전망이 엇갈린다. 유로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글로벌 자금이 대거 이동한다면, 믿을만하고 수익도 보장되는 한국으로 자금이 쏟아져 들어올 수 있다. 원·달러 환율 하락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반면 국제금융센터는 유로화가 당분간 약세를 보이겠지만, 하락 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유로화 약세가 지속되면 달러화는 강세로 돌아서 원·달러 환율 하락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
일각에선 일시적으로 유로화가 약세를 보이다 이내 강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의견도 내놓는다. 유로화가 강세를 보이면 달러화는 통상 약세로 돌아선다. 이 경우에도 원·달러 환율은 하락한다.
전문기관과 시장의 의견을 종합하면, 유로화 가치가 어떻든 원·달러 환율은 장기적으로 하락세를 면하기 어렵다는 결론이 나온다. 단 외환 당국이 마지노선으로 보는 1000원선 아래로까지 환율이 떨어지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관가 안팎의 공통된 의견이다.
박연미 기자 ch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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