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세계적인 기상이변과 농작물 작황부진을 야기하는 엘니뇨가 금값 하락으로까지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최근 보도했다.
엘니뇨란 동태평양 적도 부근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0.5도 이상 높은 상태를 5개월 이상 지속하는 현상을 말하는 것으로 기상이변을 동반한다. 남미지역에는 폭우, 홍수가 발생하고 동남아시아에서는 가뭄이 나타나 전 세계 농작물의 작황이 타격을 입는다.
금값이 하방 압력을 받는 것은 엘니뇨가 인도의 몬순(우기·6~9월) 세력을 약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몬순 시기에 비가 덜 오면 농작물 작황이 나빠지기 때문에 농가 수입이 줄게 된다. 세계 2위 금 소비국인 인도에서 금 소비자의 60% 가량이 농촌에 거주하는 농민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농가 수입 감소는 금 소비 위축으로 연결될 수 있다.
에델 튤리 UBS 귀금속 투자전략가는 "몬순 강우량이 적절한 수준이 되면 농작물 작황이 좋아져 농가 수입이 늘고 이는 금 소비로 직결된다"면서 "몬순의 강도가 금 수요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셈"이라고 말했다. 그는 "엘니뇨로 인도 농가 수입이 줄게 되면 농민들은 금 보유분을 매각해 현금을 마련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5월 한 달간 금값은 3.9%나 하락했다. 지난해 11월 이후 최대 월간 낙폭이다. 금 선물 가격은 현재 온스당 1245.60달러의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금값 하락은 우크라이나 사태가 진정세로 접어들면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약해진 영향도 있지만 시기적으로 몬순에 접근하면서 엘니뇨로 인한 인도인들의 금 소비심리 위축 우려도 반영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애널리스트들은 올해 금값 상승을 견인할만한 촉매제가 제한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시티그룹 원자재 담당 애널리스트들은 보고서에서 "금 투자는 지난해 시세가 크게 하락한 이후 여전히 침체돼 있으며 올해 하반기와 내년까지 상승을 견인할 만한 촉매제가 마땅치 않다"면서 "하반기 평균 금값 전망치를 1337달러선으로 제시한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금값이 1200달러 아래로 떨어져 7월께 바닥을 찍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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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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