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老子·베케트가 대학로서 춤바람…국내 最古 현대무용제 23일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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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까지 9일간 7개국 19개 단체 참가
-연극, 무술 등 결합, 다양한 무대 선보여


老子·베케트가 대학로서 춤바람…국내 最古 현대무용제 23일 개막 노정식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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老子·베케트가 대학로서 춤바람…국내 最古 현대무용제 23일 개막 페렝크 페헤르의 '도덕'(Tao Te)


[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현대 무용제인 '제 33회 국제현대무용제'(모다페, International Modern Dance Festival)가 오는 23일 서울 동숭동 아르코·대학로 예술극장 등지에서 막을 올린다. 이번 모다페는 '본능을 깨우는 춤'을 주제로 7개국, 19개 단체가 참여하며, 국내외 현대무용의 다양한 면면을 살펴볼 수 있는 자리다. 특히 인간의 화려하고도 진중한 '몸의 언어'인 춤과 연극, 무술, 문학 등이 결합된 무대로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마련돼 있다.

우선 이번 모다페의 개·폐막작에는 세계적으로 호평을 받고 있는 이스라엘 무용단이 등장한다. 최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현남 모다페 조직위원장은 "국제무용계에서 대세는 과거 미국에서 유럽으로 이젠 이스라엘로 옮겨가고 있다"며 "몇년전부터 이스라엘은 무용가들을 국가가 직접 키우고 투자해 세계 각국에 이스라엘 현대무용을 선보이고 있다. 유명한 안무가들이 많고, 자국만이 아닌 타국의 무용단 안무자로 활동하는 이들이 많다"고 소개했다.


개막작은 '하우스'(House)라는 작품으로, 작년 미국 제이콥스 필로우(Jacob's Pillow Dance Festival)에서 각국의 평론가들에게 호평을 받은 '레브(L-E-V)무용단'이 국내에서 처음 공연한다. 나체에 가까운 살색 의상의 남녀 무용수가 테크노 비트에 맞춰 몸, 근육, 세포 하나하나 외설적이면서 사납고 거친 몸짓으로 미묘한 감정을 표현한다. 이스라엘인인 샤론 에얄과 가이 베하르가 안무를 맡았다.

老子·베케트가 대학로서 춤바람…국내 最古 현대무용제 23일 개막 레브(L-E-V) 무용단의 공연 '하우스'(House)


老子·베케트가 대학로서 춤바람…국내 最古 현대무용제 23일 개막 키부츠 무용단의 공연 '만에 하나라도'


폐막작은 올해로 세 번째 국내 초청을 받은 같은 국가 '키부츠 현대무용단'의 '만에 하나라도'(If At All)란 작품이다. 세계 주요 극장과 페스티벌 러브콜 1순위인 키부츠의 라미 베에어가 안무를 맡았다. 휘황찬란하게 무대를 밝히는 달빛과 그 아래 남녀 부족들의 격정적인 몸부림으로 시작되는 이 공연은 역동적인 몸과 춤, 미학적인 무대 분할로 예술성을 극대화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국내에선 현대무용이 점차 알려지고 있긴 하지만, 다른 나라들과 비교하면 대중화의 토양이 매우 부족한 편이다. 현대 무용만을 소개하는 공연장도 거의 없으며, 무용수들은 대부분 무용에만 전념할 수 없는 환경이다. 하지만 춤에 대한 열정을 버리지 않고, 묵묵히 한국의 현대무용을 이어가고 있는 이들이 많다. 이번 모다페에 참여하는 노정식 안무가(42)는 "지금이야 이런 무용제들이 조금씩 더 생기고 있는 상황이지만 십 년 전만해도 무용가들은 무대 세팅 비용까지 자비로 대면서 스스로 춤을 보여줘야 했다"며 "요즘은 그나마 비용부담을 덜고 공연을 보여줄 기회들이 늘었다. 비전공자들이 늦게 무용을 전공할 정도로 관심도 커졌다"고 말했다. 노정식은 이번에 '기억'(MEMORY)이라는 작품을 통해 왜곡된 기억의 단편들을 움직임과 극적 흐름을 통해 퍼즐 맞추듯 옴니버스 형식으로 풀어내는 무용을 선보일 계획이다.

老子·베케트가 대학로서 춤바람…국내 最古 현대무용제 23일 개막 한선천의 터닝포인트


지난해 케이블채널 엠넷(Mnet)의 '댄싱 9' 프로그램으로 화제를 모은 차세대 안무가 한선천도 작품 '터닝 포인트(Turning Point)를 무대 위에 올린다. 한선천은 "방송에서 대중들에게 현대무용의 일부분이라도 알리려고 했고, 이를 통해 관객들이 자발적으로 무용을 보러 찾아와주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며 "이번 공연은 무용을 그만두려고 했을 때 다시 나를 무용으로 이끌어준 여행을 표현한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이와 함께 블루댄스씨어터의 김현정 안무가가 전설적인 프랑스의 국민 여가수 '에디트 피아프'의 인생을 춤으로 선보일 '더 송'(The Song), 박해준 안무가가 사무엘 베케트의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모티브로 인생의 허무와 고독을 표현한 '기다리는 나무' 등 국내 초청작 총 12편이 공연된다.

老子·베케트가 대학로서 춤바람…국내 最古 현대무용제 23일 개막 김경신+프레디 오포쿠 아다이의 협업 '언플러그드 바디'


이외에도 해외 초청작에는 독학으로 춤을 익힌 헝가리의 중견 무용수 페렝크 페헤르가 자유로운 춤과 무술을 독특하게 결합해 노자의 도덕경 속 내용을 표현한 '도덕'(Tao Te)이란 작품 등 총 3편이, 한국과 외국 무용수들이 협업한 작품에는 인간의 진화와 도미노 현상을 탐구하는 과정을 몸의 대화로 만들어간 한국+영국 남성 2인조 김경신과 프레디 오포쿠 아다이의 '언플러그드 바디'(Unplugged Bodies) 등 2편이 소개된다. 부대 프로그램으로는 '이스라엘 안무가들과의 대화'와 함께 키부츠 무용단으로부터 직접 현대무용 테크닉과 예술 철학을 배울 수 있는 워크숍도 마련된다. 김 위원장은 "현대 무용의 형식과 내용은 복합적이며 다양해졌다. 여러 무대를 골고루 보여줄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짰다"며 "대중과 호흡하지 않는 춤은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미리 어렵다는 생각을 버리고, 무용 자체에서 느껴지는 감흥에 주목해 감상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는 31일까지. 문의 모다페사무국 02-765-5352.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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