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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휑해진 팽목항..남은 가족들 더욱 애가 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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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휑해진 팽목항..남은 가족들 더욱 애가 탄다 8일 찾은 팽목항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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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전남)=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이윤주 기자] 8일 어버이날을 맞은 진도 팽목항 방파제는 유난히 길어보였다. 긴 연휴가 끝나자 애도의 발길이 뜸해져 조용했다. 아직도 차디찬 바다에서 돌아오지 못한 자식을 기다리는 가족들이 간간이 보일 뿐이다. 노란 리본들과 함께 달린 애처로운 카네이션들이 이곳에 남아있는 실종자 가족들의 애타는 심정을 대변하는 듯 했다.

이날 오후 두 명의 여인이 방파제를 느리게 걷고 있었다. 등대가 있는 곳 방파제 끝에 다다르자 중년 여인이 시퍼런 바다를 향해 누군가의 이름을 목 놓아 부르짖는다. 비명 같은 울부짖음이 지나간 후 옆에 있던 젊은 여인이 그의 어깨를 익숙한 몸짓으로 다독이며 부축한다. 한 중년 남성은 이곳을 찾아 허망한 표정으로 서서 허공을 응시했다. 자식의 이름을 부르며 "돌아와"라고 외치는 아버지는 결국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고야 만다. 실종자 어머니로 보이는 또 다른 여성은 난간마다 정성스럽게 매달린 카네이션 몇 송이를 떼어 내 바다에 흩뿌렸다. 자식을 찾지 못한 엄마의 애끓는 의식(儀式)이었다.


세월호 침몰사고 후 3주가 훌쩍 넘은 현재 실종자는 30여명으로 잠정 집계되고 있다. 실종자 수가 사고 직후에 비해 10분의 1로 떨어지면서 가족들의 숙소가 된 진도실내체육관과 팽목항을 가득 채운 1000여명의 실종자 가족들도 이제 50여명 정도만 남아있다. 한 실종자 가족은 "아이를 찾지도 못했는데 사회적 관심이 시들해지는 것 같아 서럽고 속상하다"고 했다. 팽목항에 마련된 '가족대책본부' 부스 안에서 천막을 거칠게 걷어내며 나온 한 남성은 "왜 자꾸 들여다봐!"라며 주변에 있던 경찰과 기자들에게 고함을 치기도 했다. 떠나는 가족들이 늘어나면서 얼마 안 되는 남은 가족들은 더욱 지치고 초조해져만 간다. 또한 세상에 대한 원망과 좌절, 분노는 쌓여가고 있다. 심리적인 불안증세와 함께 장기간 진도에 머물면서 가족들의 건강도 날로 악화되고 있다. 이곳에서 봉사하고 있는 대한약사회 관계자는 "요사이 피부질환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며 "비위생적인 환경에 오래 노출되다 보니 피부병 환자가 부쩍 늘었다"고 했다.

애도 행렬이 줄어든 팽목항은 부쩍 휑해졌다. 주로 자원봉사자들만이 부스를 지키고 있지만 점점 철수하는 곳이 많아지고 있다. KT 광주지점에서 마련한 휴대폰 무료 충전소는 그동안 24시간 운영돼왔지만 지난 7일부터는 야간 서비스를 접었다. 전남 권역 병원들이 함께 설치한 심리상담지원센터도 찾는 사람들이 점점 줄어 하루 평균 3명정도가 상담을 받고 간다고 한다. 이곳에서 식사를 제공하는 한 '희망밥차' 관계자는 "구조작업 초반에는 아침·점심·저녁으로 각각 500·800·500끼 정도를 공급을 했는데, 지금은 300·400·300끼로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하루속히 아이들이 가족들 품으로 돌아오기를 바라는 마음은 이곳 자원봉사자들 역시 매한가지였다. 지난 5일부터 혼자 팽목항을 찾아 잠수사들에게 공급할 물과 음료, 식사 등을 나르고 있는 대학생 서 모씨(26)는 "바다에 갇힌 아이들이 동생 같아서요. 어서 돌아왔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깎지 못한 수염이 덥수룩하게 자란 얼굴에서는 연신 땀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이윤주 기자 sayyunju@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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