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3월 말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이 0.85%를 기록했다. 연체율 산정기준을 현행 1일 이상 원금기준에서 1개월 이상 원리금기준으로 변경한 후 처음 산출된 수치다.
7일 금융감독원이 내놓은 '국내은행 대출채권 및 연체율 현황'을 보면 3월 말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금 또는 이자 연체 기준)은 0.85%로 전월 말(0.95%) 대비 0.1%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감독규정에서 정한 국내은행의 대출채권 연체율 산정기준을 처음 적용해 산출한 수치다. 2007년 이후 연체채권 분류 기준이 1일 이상 원금 연체에서 1개월 이상 원금 또는 이자 연체로 변경됐지만 금감원은 과거 시계열과의 일관성 유지를 위해 기존 산정 방식을 유지해 왔다.
그러나 최근 연체율이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등 산정방식을 변경해 발표하더라도 혼란이 적을 것으로 판단, 금감원은 변경된 산정방식을 3월 연체율부터 적용하기로 결정했다. 기존 방식을 따른 3월 말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1일 이상 원금 연체 기준)은 0.95%로 1개월 이상 원리금 기준 연체율인 0.85%보다 0.1%포인트 가량 높다.
변경된 산정기준에 따른 3월말 기업대출 연체율은 1.02%로 전월 말(1.12%) 대비 0.1%포인트 하락했다. 대기업대출 연체율은 0.76%로 한 달 전보다 0.22%포인트 하락했고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은 1.11%로 0.06%포인트 떨어졌다.
가계대출 연체율은 0.66%로 전월 말보다 0.09%포인트 하락했다.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0.56%로 0.08% 하락했고 집단대출을 제외한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0.34%로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신용대출 등 주택담보대출을 제외한 가계대출 연체율은 0.86%로 전월 말 대비 0.13%포인트 하락했다.
금감원은 분기말 부실채권 정리 등 계절적 요인으로 1조9000억원의 연체가 새롭게 발생하면서 3월 중 정리된 연체 채권 규모가 3조1000억원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3월 말 현재 국내은행의 원화대출채권 잔액은 1179조3000억원으로 전월 말보다 2조1000억원(0.2%) 증가했다. 대기업대출이 171조1000억원, 중소기업대출이 499조5000억원이었다. 대기업대출은 기업들이 부채비율 관리를 위해 분기 말 대출금을 상환함에 따라 전월 보다 줄었고 중소기업대출은 법인세 납부 수요 등으로 전월 보다 증가폭이 확대됐다. 가계대출은 479조3000억원으로 3월 중 1조원 증가해 전월 대비 증가폭이 축소됐다.
금감원은 "3월말 연체율은 전월 대비 다소 하락하는 등 개선 추세를 지속하고 있다"며 "다만 소비 둔화, 중소기업대출의 신규연체 증가 등 부실채권 발생 가능성에 대비해 연체율 선행지표를 통한 건전성 점검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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