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지난해 국내은행의 해외점포수는 늘어난 반면 수익성은 전년 대비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사고와 부실채권 증가로 인한 충당금을 늘린 탓이다.
6일 금융감독원이 내놓은 '국내은행 해외점포 영업현황'을 보면 지난해 말 국내은행은 34개국에 152개의 해외점포(지점 63, 현지법인 41, 사무소 48)를 운영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5개 점포가 폐쇄되고 15개 점포가 신설되면서 전년 대비 총 10개 점포가 늘었다.
점포는 중국(18개), 베트남(17개), 홍콩(12개), 일본(10개), 인도(9개) 등 아시아지역이 104개로 전체 점포수의 68.4%를 차지했다. 미국에는 15개 점포가 들어서있었고 북미지역과 유럽지역에는 각 19개 점포를 운영 중이었다.
점포수는 늘었지만 수익성은 악화됐다. 지난해 국내은행 해외점포의 당기순이익은 4억5000만달러로 전년 6억4000만달러 대비 28.8%(1억8000만달러)나 감소했다.
금감원은 부실여신이 늘면서 충당금 비용이 2억달러에서 4억3000만달러로 크게 늘고 저금리 기조에 따른 순이자마진율(NIM) 축소 등으로 이자이익이 줄어든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NIM은 2011년 말 2%에서 2012년 1.91%, 지난해 1.78%로 꾸준히 축소되고 있다.
총자산수익률(ROA)은 0.64%로 전년 대비 0.32%포인트 하락했지만 국내은행 전체 ROA인 0.21% 보다는 높은 수준이었다. 국내은행과 이들의 해외점포 ROA는 꾸준히 감소추세다.
지역별로는 미국을 제외한 모든 나라에서 순익이 감소했다. 특히 일본은 국민은행 부당대출건으로 330만달러의 순손실을 냈다.
자산규모는 총 778억4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88억2000만달러(12.8%)가 늘었다. 이는 대출금이 전년 대비 53억5000만달러(18.2%)나 늘었고 현금·예치금도 18억6000만달러(15.4%) 증가한 영향이다. 국가별로 보면, 중국과 홍콩의 자산규모는 각 46억8000만달러, 11억8000만달러 증가한 반면 일본은 엔화 약세 등의 영향으로 자산규모가 전년 대비 13억5000만달러 감소했다.
부실채권비율은 1%로 전년 보다 0.1%포인트 상승해 자산건전성이 다소 악화된 모습을 보였다. 금감원은 "일본에서의 부당대출과 중국에서의 STX 계열 여신, 베트남·싱가폴에서의 쌍용건설 여신 부실화 등으로 부실채권비율이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5월 중 해외점포 중 리스크에 취약한 점포를 중심으로 경영현황과 리스크관리 실태를 각 은행 자체적으로 집중 점검토록 할 계획이다. 아울러 은행 해외점포에 대한 관리감독과 여신관리 체계를 강화하도록 한 금감원의 지도내용을 철저히 이행하도록 촉구했다.
금감원 자체적으로도 해외점포에 대한 상시감시와 현장검사 기능을 강화하기로 했다. 특히 경영건전성이 취약하거나 현지감독당국의 감독수준이 미흡한 해외점포의 경우에는 현지당국과의 정보공유, 공동검사 등을 활성화하는 등 긴밀히 협력할 계획이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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