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뉴욕=김근철 특파원] 미국의 휼렛 패커드(HP)가 대만 폭스콘과 손을 잡았다. 월스트리트 저널(WSJ) 등에 따르면 두 회사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합작을 통해 컴퓨터 서버를 생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두 회사 모두 최근 치열해지는 사업 환경에서 돌파구를 찾는데 공통점을 발견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HP는 주력 사업이던 개인용컴퓨터(PC) 분야가 쇠퇴기에 접어들면서 사업 다각화에 주력해왔다. 특히 최근 급성장하는 서버 사업 강화가 유력한 대안으로 부상했다.
인터넷 부문에서 빅 데이터 수요가 급증하면서 최근 서버 산업규모는 크게 늘어나고 있다. 조사전문기업 IDC에 따르면 빅 데이터 기반설비와 서버 산업 규모는 올해 161억달러(16조6152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성장속도가 다른 IT 비즈니스에 비해 6배나 빠르다.
현재 HP는 전세계 서버 공급분야에서 28%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1위를 달리고 있다. 문제는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아시아 기업들의 추격이 거세졌다는 점이다. 중국 레노버 그룹은 올해초 IBM으로부터 저가 X86급 서버 사업부문을 230억달러에 인수했다. 본격적인 추격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또 대만의 콴타 컴퓨터 역시 자사 브랜드로 페이스북, 아마존과 같은 거대기업의 주문을 따낼 정도로 급성장세를 보이고있다.
HP는 이들의 추격에 맞서기 위해 가격 경쟁력과 제조 노하우를 갖춘 폭스콘과의 제휴가 필요했던 셈이다.
폭스콘은 그동안 미국의 애플에 아이폰을 독점 공급하다시피 하면서 급성장했다. 하지만 폭스콘도 아이폰 하청생산에만 매달리는 것이 불안한 상황이다. 폭스콘은 최근 중국 21바이어넷 그룹과 제휴를 발표하는 등 사업 다각화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뉴욕=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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