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2월 부터 3월말까지 이어진 북한의 대남 군사도발은 미국에 북핵문제 해결을 더 이상 미루지 말고 6자회담을 다시 열라고 압박하고 북한 내부결속을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의 김동엽 연구교수는 6일 '최근 북한의 도발,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현안 진단에서 이같이 분석했다.
북한은 한미 연합 군사훈련인 키리졸브-독수리 연습 시작 직전인 2월 21일부터 3월 26일까지 모두 8차례에 90여발의 로켓과 미사일을 발사했다. 한미 상륙훈련인 쌍룡훈련이 한창인 3월 31일에는 서해 NLL 인근에 해안포와 방사포 오백여발을 사격하여 NLL 이남 우리 수역에까지 포탄이 떨어졌다.
김 교수는 "발사한 대부분의 로켓과 미사일이 도태 대상이거나 이미 개발이 완료돼 실전배치된 것들이라는 맥락에서 일련의 도발과 위협은 강도가 높아진 한미군사훈련에 대한 대응차원의 군사행동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특히 북한의 서해 NLL 해상 포사격은 다양한 의도가 있겠지만, 직접으로는 쌍룡훈련에 대응하는 반 상륙훈련의 성격이 짙다면서 "우리의 상륙작전을 언제든지 무력화시킬 수 있다는 대응의지를 강하게 내보이고 있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김 교수는 "이는 추가적인 사태 악화를 원하지 않는 제한적 도발이라기보다는 지금의 위기상황 발생 원인이 우리 측에 있음을 우회적으로 강조하기 위함으로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그는 "향후 남북관계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한미군사훈련만은 묵인하고 그냥 넘어갈 수 없다는 점을 확실히 하기 위한 의도로도 보인다"면서 "북한은 수차례 한미 연합 군사훈련 중에 이산가족상봉을 하는 것은 말도 되지 않는다고 주장해 왔다"고 지적했다.
또 노동미사일 발사에 대해 김 교수는 "북한이 3월 30일 외무성 성명을 통해 다종화된 중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까지 예고한 것과 연계된 것"이라면서 "중동 사태가 진정된 이후 북미 대화를 기대하고 있는 북한이 미국에게 북핵 문제의 중요성을 강하게 각인하려는 시도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그는 "중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함께 ‘새로운 형태의 핵실험’을 언급한 것도 과거와 현재의 핵이 아닌 미래의 핵을 이야기함으로써 미국이 북핵문제 해결을 더 이상 미루지 말고 6자회담을 재개하도록 강하게 압박하려는 의도"라면서 "한미일 공조체제 강화와 핵안보정상회담, UN 등을 통해 대북압박을 가하고 있는 미국을 향한 메시지가 포함되어 있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김 교수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포사격은 군사·대외 목적 외에도 대내 결속을 다지기 위한 의도가 강하게 내포되어 있고 전제하고 김정은이 4월1일 삼지연 인민군 지휘관 결의대회에 참석해 "현재 한반도 정세가 매우 엄중하며 미국과 적대세력의 압살 정책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것을 예로 들었다.
김 교수는 "결국 북한의 대남군사행동은 군사적인 관성에 따른 반응이라기보다 처해 있는 현실을 바탕으로 일정한 정치 목적을 실현하기 위해 치밀하게 계획되고 의도된 행동"이라면서 "이러한 의도를 파악하여 냉정하게 대처하는 것이 북한의 오판을 막고 또 다른 도발과 비대칭무기 개발이라는 악순환의 반복을 제어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jacklondo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