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정부가 북한의 도발이 국내외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제한적으로 봤다. 다만 추가 도발 가능성을 대비해 모니터링을 더욱 강화하기로 했다.
추경호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1일 오전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긴급 경제금융상황 점검회의에서 "북한의 계속된 도발에 따른 국내 금융시장의 영향은 그동안의 학습효과로 인해 제한적"이라면서 "국제 금융시장도 북한 도발에 따른 영향이 미미했던 것으로 관찰됐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는 북한의 서해안 해상사격 등 최근 도발과 관련, 경제적 영향과 국제금융시장 동향을 평가하고 향후 대응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긴급 개최됐다.
추 차관은 "북한의 해상도발이 있었던 전날 코스피 지수는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5포인트 상승했으며,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도 전 거래일 대비 약 5원 내리는 등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며 "실물경제 측면에서도 수출애로, 외국인 투자취소 움직임, 생필품 사재기 등 특이동향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북한의 도발이 시장에 영향을 거의 주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국제금융시장 역시 북한 도발로 인한 부정적 영향은 미미했다는 평가다. 지난 밤 CDS 프리미엄은 61bp로 전일과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고, 원달러 NDF 환율도 전일 종가(3.31일 1,064.7원) 대비 2원 가량 하락하는데 그쳤다.
추 차관은 "주요 외신이나 IB들의 동향에서도 최근 북한 도발이 언급되거나 주목받지 않은 상황으로 파악된다"며 "이는 과거 북한관련 사태 발생 시 시장에 큰 충격이 없었거나, 충격을 받았더라도 빠르게 회복한 전례와 유사한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정부는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모니터링을 강화할 계획이다. 추가 도발 시 미국 양적완화 축소, 신흥국 불안 등 국제금융시장의 리스크 요인과 맞물릴 경우 부정적 파급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이다.
또한 시장불안 조짐이 나타날 경우 관계기관 합동점검대책회의를 통해 신속하게 대응하고, 국내외 금융시장의 이상 징후 발생에 대비한 상황별 대응계획(Contingency Plan)도 최근의 여건 변화를 반영해 재점검하기로 했다.
추 차관은 "긴장감을 가지고 국내외 금융시장과 실물경제 동향에 대한 모니터링을 한층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는 추 차관을 비롯해 고승범 금융위원회 사무처장, 박원식 한국은행 부총재, 조영제 금융감독원 부원장, 김익주 국제금융센터 원장 등이 참석했다.
세종=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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