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충무로에서]금융감독원, 대개혁이 필요하다

시계아이콘01분 45초 소요

[충무로에서]금융감독원, 대개혁이 필요하다 김창수 연세대 경영학 교수
AD

금융권에 바람 잘 날이 없다. 최근 KT 자회사인 KT ENS의 부장과 일부 협력업체 대표들이 가짜 서류로 총 1조8335억원을 여러 금융회사로부터 부정 대출받아 2894억원을 갚지 않은 사건이 벌어졌다. 개탄스러운 일은 이 사건에 금융감독원 간부가 연루돼 있다는 사실이다.


해당 간부는 최근 직위 해제됐으나 협력업체 대표 등과 9년 가까이 어울리면서 뒷돈과 해외 골프ㆍ향응 등 수억원대의 이권을 챙겼다. 올해 초 금감원이 사건 조사에 착수하자 해당 협력업체 대표에게 미리 알려 해외 도피를 도운 혐의까지 받고 있다. 기가 찰 일은 해당 금감원 간부가 2000년대 중반 금감원 노동조합 위원장을 지내면서 금감원 독립과 정부 영향력 배제 등을 주장한 인물이라는 점이다. 노조 핵심 간부 출신이 겉으로는 금감원 개혁을 외치면서 뒤로는 파렴치한 행태를 지속한 것이다.

최수현 금감원장은 금융사고가 터질 때마다 금융사들에 대해 수익 창출에만 몰두하지 말고 윤리경영과 내부통제를 강화할 것을 주문해왔다. 금감원은 이번 사건에 대한 보도자료에서 금감원이 최 원장 취임 후 신규 개발한 '여신 상시감시 시스템'을 활용해 KT ENS의 불법 대출사기 사건을 적발했다고 강변하고 있다. 하지만 자신들의 내부 감찰 및 통제가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과연 금융 법질서를 제대로 세울 수 있을지 의문이다. 민간 경영진에 대해서는 내부통제에 실패할 경우 책임을 묻겠다고 하면서 왜 금감원 경영진은 책임지지 않는가?


사실 금감원의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1999년 은행감독원ㆍ증권감독원ㆍ보험감독원ㆍ신용관리기금을 통합해 출범한 금감원은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을 뿐 아니라 높은 급여와 정년 보장, 그리고 노조까지 모두 갖춘 소위 '신이 내린 직장'이다. 민간의 효율성과 정부의 공공성을 조화시키기 위해 반관반민 형태의 조직으로 출범한 원래 취지는 이미 퇴색됐고, 이제는 공무원과 민간기업 직원의 유리한 점만 모두 챙기는 기형적 조직이 돼 가고 있다. 이러니 차라리 공무원 조직이 더 낫겠다는 비아냥이 나올 법도 하다.

왜 문제점이 있는 줄 알면서도 제대로 시정되지 않는 것일까? 2011년에도 부산저축은행 불법 인출 등으로 촉발된 금감원 개혁안 마련을 위해 민관 합동으로 금융감독 혁신 태스크포스(TF)가 구성돼 개선을 시도했다. 그러나 TF는 민과 관이 갈려 개혁 범위와 철학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했고, 그 사이 금감원은 조직 보호를 위해 관료들 사이에 치열한 로비를 벌여 결국 용두사미 형태의 개혁에 그쳤다.


이번 사건과 같은 감독 부실 및 유착은 기본적으로 사람의 문제이자 시스템의 문제이다. 무엇보다 금감원 및 감독 당국 임직원이 자신에게 주어진 엄중한 국가적 책무를 소홀히 하고 개인적인 이익을 추구하는 관행과 문화를 뿌리째 뽑아야 한다. 금융회사 감사 자리에 금감원 인사가 가지 못하게 하면 문제가 해결될까? 천만의 말씀이다. 다른 힘 있는 감독기관 인사가 그 자리를 채울 것이다.


따라서 한 기관만을 대상으로 한 개혁에 머물러선 안 된다. 전체 기관을 대상으로 절대로 피감기관과 유착 관계가 형성되지 않도록 차단하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 어제 금감원이 발표한 특별검사국 신설 등의 대책만으로는 부족하다. 감독기관에서 은퇴한 후 일정 기간 관련 피감기관이나 기업에 취업하지 못하게 할 뿐 아니라 이러한 제약을 우회하기 위해 은퇴 전 경력을 세탁할 목적으로 타 부서에서 근무하는 꼼수도 막아야 한다. 금융회사에 낙하산 인사를 내려보내는 관행을 없애고 상시 감찰과 내부고발 제도를 통해 전 직원의 청렴도에 대한 인식을 제고해야 한다. 사후적으로는 위반자에 대한 처벌을 대폭 강화해 다시는 금융권에 발을 못 붙이게 하는 조직과 문화의 대전환이 이뤄져야 한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6.01.0914:18
    "손해 보고도 집못팔까" 걱정 덜어준다…지방 미분양 '환매보증' 첫도입
    "손해 보고도 집못팔까" 걱정 덜어준다…지방 미분양 '환매보증' 첫도입

    정부가 지방 미분양 해소를 위해 수분양자에게 일정 가격으로 되팔 권리를 보장하는 '주택환매 보증제(가칭)'를 처음 도입한다. 준공 후 미분양 1가구1주택 특례 가액기준을 6억원에서 7억원으로 상향하고, 인구감소지역 세제 특례와 기업구조조정 부동산투자회사(CR리츠) 지원도 연장한다. 공급 측면에서는 3기 신도시 1만8000가구를 포함해 올해 5만가구 착공에 나선다. 9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에서

  • 26.01.0914:05
    디지털자산 제도화 본격화…스테이블코인·현물 ETF까지 제도권 편입
    디지털자산 제도화 본격화…스테이블코인·현물 ETF까지 제도권 편입

    정부가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을 포함한 디지털자산 제도화에 속도를 낸다. 디지털자산 기본법(가상자산 2단계 법안) 입법을 통해 발행·유통·거래 전반을 포괄하는 규제 틀을 마련한다. 또한 디지털자산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도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기관은 9일 오후 '2026 경제성장전략'을 통해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 등 디지털자산을 제도화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법안은

  • 26.01.0914:00
    국장 장기투자 촉진 ISA 신설…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
    국장 장기투자 촉진 ISA 신설…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

    정부가 국내 장기 주식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세제 혜택을 대폭 확대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출시한다. 투자 시 납입부터 배당까지 '더블 혜택'을 주는 국민성장펀드·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펀드도 출시한다. 국내외 산업과 자산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수익을 창출하는 '한국형 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하기로 했다.9일 재정경제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발표했다. 정부는 60

  • 26.01.0914:00
    "국장 장기투자 촉진" 세제혜택 늘린 '생산적금융 ISA' 신설
    "국장 장기투자 촉진" 세제혜택 늘린 '생산적금융 ISA' 신설

    생산적 금융을 강조해온 이재명 정부가 국장 장기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투자계좌(ISA)'를 신설한다. 일정소득 이하의 청년을 대상으로 한 '청년형 ISA'는 물론, 비과세 200만원이 적용되는 기존 ISA 대비 세제혜택을 대폭 확대한 '국민성장ISA'도 선보일 예정이다. 재정경제부, 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부처는 9일 오후 이러한 내용을 포함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공개했다. 생산적 금융 기치 하에 첨단

  • 26.01.0914:00
    7월부터 24시간 외환시장 개방…MSCI선진지수 편입 박차
    7월부터 24시간 외환시장 개방…MSCI선진지수 편입 박차

    정부가 오는 7월부터 외환시장을 24시간 개방해 원화 국제화에 나선다. 역외 원화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관련 규제를 정비함으로써 한국 증시의 숙원이자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편입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 기관은 9일 오후 '2026년 경제성장 전략'을 공개하면서 이러한 내용의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위한 외환·자본시장 종합

  • 26.01.1609:11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월 15일)※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전화 인터뷰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윤희석 : 감사합니다. 소종섭 :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제명 처분을 할 것이라고 예상을 했나요? 윤희석 : 어느 정도는 예상했었죠

  • 26.01.1416:21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출연 :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1월 14일) ※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함께 여러 가지 이슈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잘 지내셨죠? 이준석 : 예, 그렇습니다. 소종

  • 26.01.1008:01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808:49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710:25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1월 5일) 소종섭 : 어서 오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장성철 :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소종섭 : 이 얘기부터 해보죠.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와 관련해서 폭언했다, 보좌진에게 갑질했다, 남편이 부동산 투기를 했다는 등 의혹이 쏟아집니다. 그런데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