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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크림 잃으면 연안 석유·가스도 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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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16일(현지시간) 예정된 크림반도 주민투표가 문제없이 마무리되면 러시아의 크림 합병에 탄력이 붙을 듯하다.


미국 경제주간지 블룸버그비즈니스위크는 우크라이나가 크림을 잃으면 에너지 부문에서 러시아로부터 독립하겠다는 목표까지 물거품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고 최근 보도했다.

정국불안이 확산되기 전만 해도 미국 엑손모빌, 영국 로열더치셸, 이탈리아 에니 등 굴지의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은 우크라이나의 문을 적극적으로 두드렸다. 우크라이나에 에너지 매장량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에서 확인된 천연가스 매장량만 1조1000억㎥로 세계 24위다. 추정 매장량까지 합하면 5조4000억㎥의 천연가스가 우크라이나에 매장돼 있는 셈이다.

그러나 현재 우크라이나는 필요한 천연가스의 80%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매장된 가스를 제대로 개발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입 중인 가스 대부분은 러시아산이다.


우크라이나의 셰일가스 매장량은 유럽에서 3번째로 많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셰일가스 개발 활성화로 오는 2020년 내수를 충당하고 서유럽으로 수출까지 할 계획도 세웠다.


우크라이나, 그 중에서도 특히 크림반도가 자리잡은 흑해 지역에 많은 천연가스 광구와 유정이 있다. 크림반도 인근 흑해와 아조프해에는 2조㎥의 가스와 4억3000만t의 석유가 매장돼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크림반도 연안에서 해외 에너지 기업들이 추진하던 사업 계약 규모는 100억달러(약 10조6800억원)에 달했다. 특히 지난해 말 엑손모빌ㆍ셸이 주도한 국제 컨소시엄은 크림반도와 오데사 사이의 흑해 대륙붕 지역 유전 2곳 탐사 비용으로 7억3500만달러를 투자하기로 약속했다. 엑손모빌은 이번 사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될 경우 러시아ㆍ불가리아ㆍ루마니아에 속한 흑해 연안 유전으로도 개발을 확대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사태 악화로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은 에너지 개발 사업을 잠정 중단한 상태다. 크림반도가 러시아로 넘어갈 경우 우크라이나 정부와 맺은 크림반도 사업 협정이 무효화할 가능성도 있다.


이미 크림자치공화국 의회는 러시아로 귀속이 결정될 경우 크림의 모든 자산과 국영 기업들이 러시아로 이전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에 에니 측은 일단 주민투표 등 사태를 지켜본 뒤 새로운 정부와 협상하겠다고 밝혔다. 엑손은 크림분쟁에서 어느 편도 들지 않겠다며 중립을 선언했다.


영국 런던 소재 세계에너지연구소(CGES)의 줄리언 리 애널리스트는 "우크라이나에서 에너지원이 가장 많이 매장돼 있는 지역은 크림반도 연안"이라면서 "크림 통제권을 잃는다는 것은 우크라이나에 뼈아픈 손실"이라고 말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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