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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경영패러다임 3.0] '코리아 엑소더스' 공포, 현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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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경영환경 변화 <중>韓 떠나는 기업들 '산업 공동화'
"한국서 사업 힘들다"외국공장 지어
해마다 국내투자 줄고 해외투자 늘어
사회 분회기·정책 개선해야 U턴 가능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해 10월 미국 조지아주에 3500만 달러를 투자해 현지 근로자 350명을 고용할 수 있는 자동차 시트 공장 건설에 돌입했다. 포스코그룹 계열사인 포스코강판은 첫 해외공장을 미얀마에 짓기로 했다. 한국타이어는 북미에 생산공장 건설을 추진 중이고, 동국제강은 브라질, 롯데케미칼은 우즈베키스탄에 각각 공장을 신설 중이다. 삼성전자는 내달 초 베트남 북부에 현지 두 번째 휴대폰 공장을 가동할 예정이고, LG전자도 베트남에 대규모 가전제품 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의 해외 러시가 빠르게 가속화되고 있다. 이들이 해외에 공장을 짓고 현지인을 고용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생존'과 관련된 것이다. 글로벌 경제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지역으로 생산시설을 옮기고 현지 고용을 늘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산업구조적 측면에서 우리 경제에 위기가 발생할 조짐은 이미 나타나고 있다. 가장 우려되는 점은 '산업 공동화(空洞化)'다. 기업들의 탈한국 현상, 즉 '코리아 엑소더스'는 결국 국내 산업기반의 붕괴를 가져와 산업 생태계 전체가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줄어드는 對韓 투자, 늘어나는 對外 투자


우리나라에 대한 외국인직접투자(FDI)는 2000년대 들어 증가세가 정체되고 있는 반면, 국내 기업의 해외 직접투자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한국수출입은행에 따르면 지난 2012년 우리나라의 해외직접투자 유출액은 전년보다 13.7% 증가한 약 330억 달러로 조사됐다. 이로써 한국의 해외직접투자는 2010년과 2011년 각각 세계 16위에 오른 데 이어 2012년 이탈리아와 노르웨이, 오스트리아 등을 제치고 13위에 올랐다. 이는 세계적 추세와 대조된다. 2012년 전 세계의 해외직접투자는 유럽 재정위기와 세계 경기침체로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전년보다 17% 감소했다.


반면 한국으로 들어온 해외직접투자는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유엔무역개발회의와 한국수출입은행 등에 따르면 2012년 한국으로 들어온 해외직접투자 유입액은 90억 달러로, 전년보다 11.9% 줄었다. 이는 중국으로 들어온 해외투자 유입액의 7.5%에 불과한 수치다.


주력 제조업의 경쟁력도 약화되고 있다. 미국경쟁력위원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제조업 경쟁력 순위는 2010년 세계 3위에서 2013년 5위로 하락했으며 2018년에는 6위로 또다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도 문제다. 수출시장 점유율은 2000년 2.5%에서 2011년 2.8%로 지난 11년간 불과 0.3%포인트 증가에 그쳤다. 중국이 같은 기간 3.6%에서 9.3%로 2.6배 증가했음을 감안할 때 매우 부진한 실적이라 할 수 있다.


◆국내기업, 한국 엑소더스 가속화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지난해 11월 실시한 '해외 이전과 해외공장 신ㆍ증축 추진 현황'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해외 이전과 투자 확대를 고려하는 기업은 45.9%에 달했다. 향후 '해외투자와 생산 비중을 늘리겠다'고 응답한 기업은 33.0%로, '국내투자 비중을 늘리겠다'는 기업(8.5%)의 4배에 가까웠다. '현 수준 유지'는 58.5%였다. 특히 응답자 중 현재의 경영환경이 과거보다 '악화됐다'고 응답한 비율은 75.7%를 기록한 반면, '개선됐다'고 응답한 비율은 4.2%에 불과했다.


실제 한국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는 지난 10년간 꾸준히 해외로 생산기지를 확대해왔다. 이미 삼성전자는 해외 생산 비중이 80%를 넘고, 현대자동차도 60%를 넘는다. 대기업은 매년 수조원을 투자하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연구개발(R&D), 해외에서는 생산 확대를 위한 설비투자를 주로 한다.


주요 기업들의 생산기지 해외 이전은 한국의 근본적인 수출 경쟁력을 갉아먹고 있다. 대기업을 따라 중소 협력업체들도 해외로 나가거나 대기업이 현지에서 협력업체를 찾는다면, 부품 수출마저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수출뿐만 아니라 고용 창출 등에서도 심각한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


◆해외기업의 국내 유턴, 국내기업의 투자 확대 필요


산업계에서는 신산업 발굴이 정체되는 '저출산 현상'을 우려하고 있다. 1980년 의류ㆍ신발 위주 수출품목에서 1990년 반도체ㆍ영상기기, 2000년 컴퓨터ㆍ자동차 등 매 10년을 주기로 변화하던 4대 주력 수출품목이 2000년 이래 정체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향후 우리경제의 위기가 '산업', 즉 실물부문에서 발생한다면, 과거 금융부문에서 비롯된 위기와 달리 우리 경제의 구조적 침하(沈下)라는 심각한 위기상황을 초래할 것이란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전자ㆍ조선ㆍ철강ㆍ건설 등 국내 주력산업의 올해 업황전망도 밝지 않다. 전자산업은 최근 스마트기기의 선진국 보급률이 한계치에 근접하면서, 제품 수요 위축이 예상되고 있다. 조선산업 내 신성장동력으로 부각되고 있는 해양생산설비의 경우 비용상승 등의 요인으로 올해도 수주 감소가 전망되고 있다. 철강산업은 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축소와 함께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 등으로 성장성 및 수익성 기반 약화가 예상되고, 건설산업 역시 중소 건설업체의 워크아웃, 대형건설업체의 주택ㆍ해외부문 리스크 등으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이에 따라 전문들가들은 산업위기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해외기업의 국내 유턴을 촉진하고, 국내기업의 자국 내 투자를 확대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유환익 전경련 산업본부장은 "우리나라가 금융위기라는 파고에서 버틸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국내 산업의 근간을 이뤘던 제조업 덕분"이라며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에 투자를 늘릴 수 있도록 환경을 개선해야 하는 것은 물론, 해외로 나간 기업들이 한국으로 다시 돌아올 수 있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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