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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감 부족한 건설사가 6천억원짜리 공사 외면한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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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3단계 확장사업 입찰에 대형 건설사들 불참…유찰 불러
건설공사 후 적자 본 건설사 늘자 "20% 손해나는 공사엔 참여못해"


일감 부족한 건설사가 6천억원짜리 공사 외면한 까닭은? 인천국제공항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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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 인천국제공항 3단계 확장사업에 '빨간불'이 켜졌다. 사업의 핵심인 제2여객터미널 골조·외장공사 입찰이 건설사들의 불참으로 유찰되면서 공기를 맞추기 어렵게 됐기 때문이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때 관광객 유치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가 24일 마감한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외장 및 골조공사'의 입찰에 PQ(입찰참가자격사전심사)를 통과한 현대건설, 삼성물산, 한진중공업 등 3개 컨소시엄 가운데 한진중공업이 홀로 등록을 마쳤다. 건설사 1곳만이 입찰에 참여해 유찰된 것이다.

인천공항 3단계 사업은 동북아의 허브공항으로 지속 증가하는 항공 수요에 제 때 대응하기 위해 공항의 단계별 확장을 추진하는 것이다. 2009년부터 총사업비 4조9309억원을 투입해 진행하는 대규모 공사다.


이 가운데 이날 유찰된 제2여객터미널 골조·외장 공사는 추정금액이 6124억원에 달해 3단계 사업의 핵심으로 꼽힌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설계업체의 입찰참여 문제가 불거지면서 입찰이 늦어진 데 이어 또다시 유찰됐다.


삼성물산 컨소시엄은 일찌감치 입찰 불참을 선언했고 현대건설 컨소시엄은 막판까지 고심했으나 수익성 악화를 우려해 결국 입찰을 포기했다. 유일하게 입찰서를 낸 한진중공업 컨소시엄도 일부 구성원들의 반발 때문에 마감이 임박해 입찰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유찰의 원인으로 건설사들은 턱없이 낮은 추정가격을 지목한다. 수주에 성공해도 추정금액의 약 20% 정도 손해가 불가피할 정도로 현실을 반영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대한민국의 관문'이라는 상징성도 중요하지만 손해를 보면서까지 공사를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수익성이 낮은 공사를 무리하게 수주했다 어려움을 겪는 건설사들이 나오고 있다"면서 "수주 실적을 쌓기 위해 적자가 빤한 공사에 무리하게 입찰을 나설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사업이 유찰되면서 향후 시공사 선정 방식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 이 공사는 한 차례 재공고를 했기 때문에 수의계약을 할 수 있는 조건을 충족했다. 이에 한진중공업 컨소시엄과 수의계약을 할 가능성도 있다. 재입찰을 진행할 경우 공기지연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특히 인천공항 3단계 공사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과 연계해 추진되고 있다. 이미 3개월이나 공사가 지연된 데다 이번에 유찰까지 되면서 2017년 말 완공에 차질이 빚어질까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터미널 개통이 늦어지면 국제대회 추진에도 장애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공사 기간의 단축을 위해 무리하게 공정을 쪼개 발주해 수익성이 악화됐다는 점도 건설사들의 입찰에 장애물이 됐다는 분석이다. 또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철근 등 투입되는 자재가 많은데 추정가격에는 시세조차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면서 "수익성이 높은 내장공사와 함께 발주했다면 입찰을 고민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업계에선 발주처의 지나친 원가절감에 부실공사에 대한 우려가 높다. 업계 관계자는 "발주처가 현실을 감안하지 못한 추정가격을 제시하면서 부실공사를 부추기고 있는 격"이라며 "관급공사도 적정수중의 가격에 발주를 해 제대로 된 시공을 하도록 하는 것도 경제민주화"라고 말했다.


인천공항은 적정 공사비를 충분히 반영했다는 입장이다. 인천공항 관계자는 "자재의 시세 등을 전부 반영해 추정가격을 산출하기 때문에 1000억원 가까이 손해를 본다는 건 납득이 안 된다"면서 "공정을 분리해 발주하는 건 공기 단축을 위해 1·2단계 공사에서도 했던 방식"이라고 말했다.




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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