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양극화 해소 위한 전국 최초 생활임금제 도입 사례 공유...인간다운 삶 위해 최저임금보다 31.5% 더 준다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김영배 성북구청장이 지난 24일 오후 국회 본관 제4회의장에서 열린 민주당 지방자치단체 정책대회에서 ‘최저임금을 넘어 생활임금으로, 소득양극화 해소의 출발 - 전국 최초 생활임금제 도입’이라는 제목으로 우수 행정사례를 발표했다.
지방정부의 민생복지 성과를 공유하기 위해 열린 이날 대회에는 국회의원, 광역 및 기초지자체장 등 100여 명이 참석, 성북구의 ‘생활임금제 도입’과 아울러 서민과 중산층의 민생을 위한 13개 우수 행정사례가 소개됐다.
생활임금은 최저임금에서 더 나아가 주거비, 식료품비, 교육비, 교통비, 문화비, 의료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노동자에게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적정한 소득보장을 하는 임금체계다.
우리나라 최저임금은 1988년 제도 도입 이후 꾸준히 상승했으나 5인 이상 사업체 노동자 평균임금의 38%수준으로 노동자의 생활보장이란 본래 취지를 살리기 어려운 실정일 뿐 아니라 OECD가 노동자 평균임금의 50%, EU가 60% 수준으로 권고하고 있는 최저임금 수준에 비하면 턱없이 낮다.
특히 공공부문에서도 선진화란 미명 하에 비용절감과 인원축소가 진행되고 불안한 고용, 낮은 임금, 열악한 노동조건의 일자리가 존재하는 현실에서 생활임금제 도입은 노동자에게 적정한 임금 수준 보장, 노동의 가치 존중, 삶의 질 개선을 위한 공공부문의 역할을 검토하는 계기를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성북구는 생활임금 결정방식의 이론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노원구와 공동으로 연구용역을 실시하였으며 2013년 135만7000원(시간 당 6490원)에서 7만5000원 인상된 143만2000원(시간당 6850원)으로 2014년 생활임금액 결정한 바 있다.
생활임금액 결정방식은 5인 이상 노동자 평균임금의 절반인 123만4907원에 서울시 생활물가 조정분 8%인 19만7585원을 더해 산정했으며 생활물가 조정분은 서울 최저생계비가 타시의 최저생계비보다 16% 많다는 서울시 발표에 근거해 이 중 절반(8%)을 반영, 결국 노동자 평균임금의 58% 수준으로 결정했다.
현재 성북구 도시관리공단과 성북문화재단에서 근무하는 청소·경비·주차·시설관리 등 저임금을 받고 있는 계약직 근로자 123명이 대상이며 생활임금 지급을 위하여 성북구는 2013년 1억5000만원, 2014년 1억2500만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성북구는 더 나아가 구청의 위탁, 하청 등 업체의 간접근로자에 적용하기 위해 노원구와 공동으로 생활임금 학술연구용역을 했다.
이어 올 초에 생활임금 관련 조례를 제정하고 임금결정금액을 심의하기 위한 생활임금위원회를 구성,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생활임금제를 추진할 예정이다.
김영배 성북구청장은 “생활임금이 전국의 지자체나 민간업체로 확대되기 위해서는 사회적 공감대와 합의를 마련하는 절차가 중요하다”면서 “각 경제주체에 민감한 사안으로 공론화 없이 추진 시 혼란 초래 가능성이 있으므로 생활임금제 도입에 관한 시민사회·경제단체 공론화 및 의견수렴 절차와 생활임금이 민간 부문으로까지 안정적으로 확대되기 위해서는 상위법령 제정 및 조달 관련법령 개정 등이 필요하다”고 발표를 마쳤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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