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지난주 코스피는 주간 기준으로 0.30% 상승했다. 주 초반 코스피는 엔·달러 환율 하락으로 삼성전자·현대차 등 대형 수출주들이 반등에 성공하면서 상승 출발했다. 이후 데니스 록하트 미국 연방준비제도 총재가 양적완화 축소를 지지하는 발언을 한 여파로 약보합권에 머물렀다.
그러나 주 중반 미국 소매판매·기업재고 등 경제지표들이 개선됐고, 수급 면에서는 개인투자자들의 순매수가 지속되며 코스피는 1950선을 회복했다. 이후 세계은행의 경제성장률 전망치 상향 조정 및 베이지북의 긍정적 경기전망에 상승세가 지속됐다. 주 후반 외국인이 재차 매도 우위로 돌아서며 1940선으로 내려섰다.
이번주 코스피는 좁은 박스권 내에서 종목별로 기업 실적에 따른 주가 차별화 나타날 것으로 예상됐다. 엔화 약세의 속도 조절, 미국채 단기금리의 급등 진정, 12개월 예상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1945) 수준에서의 연기금 매수세 유입 등을 고려할 때, 코스피의 추가 조정 압력은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이번주는 중국의 지난해 4·4분기 국내총생산(GDP) 발표, 미국 주요 IT주들의 실적발표, 일본은행(BOJ)의 1월 금융정책위원회, 국내 자동차 관련주 실적발표 등이 주요 변수다.
이정민 KDB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LG생활건강, 현대차, LG디스플레이, 대림산업(23일), 기아차, 현대건설, 삼성물산(24일) 등 국내 주요기업의 지난해 4·4분기 실적발표가 본격화되면서 실적 부진에 대한 우려 및 향후 실적에 대한 추가 하향 조정이 반영될 가능성이 높아 지수의 상승 모멘텀 역시 크지 않을 것"이라고 짚었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실적 모멘텀이 양호한 필수소비재, 헬스케어, 유통 등에 대한 단기 대응이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한 이달 말 시작되는 중국 춘절 연휴 기간동안 정부의 부정부패 규제 단속 강화로 중국 내 소비의 큰 폭 개선은 기대하기 힘들겠지만, 반일 감정의 반사효과로 국내로 유입되는 중국 관광객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백화점, 면세점, 화장품 등 관련 수혜주의 흐름에도 주목해볼만 하다는 설명이다.
중국의 지난해 4분기 GDP 및 주요 지표들이 20일 발표될 예정이다. 이 애널리스트는 "높았던 기저효과에, 정부가 인위적 부양책을 자제함에 따라 지난 10~11월 실물지표 개선세가 둔화됐던 것을 감안할 때 4분기 GDP 증가율은 7.5%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는 22일 열릴 일본은행의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의 추가 양적완화 여부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평가다. 4월 소비세 인상에 앞서 비용 측면의 인플레이션 통제가 필요한 가운데 선제적인 금융완화가 나올 가능성은 낮다는 점에서 엔화 약세의 속도도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곽병열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다만 "일본은행이 금정위를 통해 소비세 인상 이전에 추가 양적완화 의지를 강화시킬 경우 추가적인 엔화약세가 나타날 수 있어 국내증시의 반등 강도를 좌우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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