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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연봉킹' 증권맨, 이젠 연봉 '킬'

시계아이콘읽는 시간56초

업계 수수료인하정책에 창구거래 감소
영업직원들 성과급 급감


[아시아경제 진희정 기자]"언제까지 고객들이 비싼 수수료를 내면서 오프라인 서비스를 사용할지 모르겠다."

한 증권사 영업직원의 푸념이다. 과거 웬만하면 '억대 연봉'을 자랑하던 영업직 증권맨들을 요즘은 지점에서 한 두명도 찾아보기 힘든 실정이다. 특히 중소형사 등 고정임금 비중보다 성과급 비중이 큰 증권사는 더욱 그렇다. 증시 불황 속 고객을 붙잡기 위해 증권사들이 수수료 인하 정책을 펼치면서 수수료 수익에 의존하던 영업직원들의 설 자리도 점점 좁아지고 있는 것이다.


한 영업점 관계자는 16일 "브로커리지 영업의 점유율 확대를 위해 증권사들이 지점 대비 저렴한 은행 연계 계좌 수수료를 경쟁적으로 마케팅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가뜩이나 거래위축으로 어려운 영업직원들의 성과급이 더욱 줄고 있다"고 말했다.

브로커리지 영업 관련 수수료는 고객이 영업점을 방문해 전화 주문을 통해 발생하는 오프라인 수수료와 HTS를 통해 이뤄지는 온라인 수수료가 있다. 또 증권사 지점이 아닌 은행 지점을 통해 개설하는 경우 은행 연계 계좌 수수료가 적용된다. 이 가운데 증권사 영업직원의 성과급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오프라인과 온라인 수수료다.


현재 은행 연계 계좌 수수료는 회사별로 차이는 있으나 평균 0.015%인 반면 온라인은 0.1%, 오프라인은 0.4~0.5%나 된다. 예컨대 1억원의 자금을 고객이 맡긴다고 했을 때 은행 연계 계좌 수수료는 1만5000원, 오프라인은 50만원의 수수료를 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증권사에서 은행 연계계좌를 밀다보니 영업직원들의 오프라인 비중은 더욱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직 영업직원은 "일부 영업직원들은 은행 연계 서비스로 갈아타려는 고객들을 잡기 위해 온라인 수수료보다 저렴한 수수료를 적용하는 경우도 있다"고 귀띔했다.


은행 연계 계좌 서비스 뿐만 아니라 각종 수수료 인하 이벤트도 영업직원들을 힘들게 하고 있다. 한 영업직원은 "고객을 위해 수수료 인하 정책을 펼치는 것은 맞지만 지금 증권업계가 어렵게 된 것도 제살깎아 먹기식의 수수료 인하 전쟁 아니었냐"면서 "은행 연계 계좌 상담이나 이벤트 상담 전화가 올 경우 상담지원을 하지 않고 그냥 끊어버릴 때도 있다"고 털어놨다.


이 관계자는 "단순하게 수치만을 비교했을 때 은행 연계 계좌가 나을 수 있지만 자산관리 등의 서비스가 포함됐을 경우 오프라인이 비싼 것만은 아니다"며 낮은 수수료만 찾아가는 고객 행태를 아쉬워했다.




진희정 기자 hj_j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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