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후 서울시가 사상 첫 초미세먼지 주의보를 발령했다. 오후 들어 미세먼지 농도가 약해질 거라는 국립환경과학원 예보와 달리 더 심각해졌기 때문이다. 이날 미세먼지 농도는 '보통'이라는 예보와 달리 하루 종일 '나쁨' 수준이었고 시간이 갈수록 악화됐다.
환경과학원은 "중국발 오염물질이 바람과 함께 남쪽으로 내려갈 것으로 예상했으나 대기가 안정되면서 안개가 많이 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기상청도 "약한 고기압의 영향으로 바람이 강하지 않아 오염물질이 대기에 오래 떠돌았다"고 했다. 여기서 우리는 미세먼지 예보 주체인 환경부(산하 환경과학원)와 날씨 예보기관인 기상청의 업무협조 및 정보공유가 원활하지 않음을 발견한다. 오염물질은 지난 3일 중국에서 서풍을 타고 날아왔다. 바람이 좀 불었으면 어제 오전 날아갔을 텐데 한반도가 밤까지 고기압 가장자리에 놓이면서 심해졌다는 얘기다. 두 기관은 뒷북 설명 대신 사전 협조를 통해 예보부터 똑바로 했어야 옳았다.
현실적으로 지금 우리가 취할 수 있는 최선의 미세먼지 대책은 예보를 제때 정확히 함으로써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그런데 예보가 자꾸 빗나가니 답답할 노릇이다. 환경부와 기상청이 보다 긴밀하게 협조해 예보하고, 지자체는 주민행동요령을 전파하는 체계를 갖춰야 할 것이다. 예보의 정확성을 높이는 데 필요한 장비와 전문인력도 서둘러 확보해야 한다. 중국발 미세먼지 위협이 계속될 올겨울 두 기관 직원들의 합동근무도 필요하다. 국민 건강을 챙기는 일이 어디 소관을 따질 일인가. 미세먼지 때문에 항공기와 선박이 결항하거나 운항이 지연되면 수출품 수송에 지장을 주는 등 경제에도 나쁜 영향을 미친다.
오염물질을 발생시키는 중국의 난방용 화석연료와 자동차 배기가스, 공장 배출물질을 줄이는 일은 단기간에 해결되기 어려운 문제다. 그렇다고 가만히 앉아 하늘만 바라볼 수는 없다. 중국ㆍ일본과 협조해 중국의 대기오염 정보를 교환하고 공동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실시간으로 대기오염 상태를 관측할 수 있는 라이브 웹캠을 서울과 베이징 주요 지점에 설치해 정보를 공유하자는 서울시의 제안은 적극 추진할 만하다. 중국발 황사와 미세먼지, 일본발 방사능 오염에 대한 우려는 한중일 3국 협력이 절실함을 새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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