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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초대석]23년 땅 닦았다, 이젠 투자다… ‘廳’이 총대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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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100번 답사하고 박사 논문으로 써낸 ‘李만금’은 말했다

[아시아초대석]23년 땅 닦았다, 이젠 투자다… ‘廳’이 총대멜 것 이병국 새만금개발청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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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대담-소민호 건설부동산 부장]


새만금 투자유치 소식이 잇따라 들려오고 있다. 도레이첨단소재와 벨기에의 솔베이그룹이 잇따라 투자유치를 약속하는 등 투자가 살아나는 분위기다. 앞서 OCI가 3조2000억원 규모의 투자계획을 밝히고 착공식을 가진 데 이어진 낭보여서 새만금이 관심의 대상으로 다시 부각됐다.

이병국 새만금개발청장(53)은 33.3㎞에 이르는 방조제 건설로 얻은 광활한 면적을 개발하는 총 사령탑이다. 개발청이 설립된 지난 9월 초대 청장에 오른 그는 새만금 마케팅이라면 장소가 어디든 발 벗고 나선다. 지난주엔 대통령의 유럽순방까지 뒤따라가 솔베이그룹의 투자유치를 받아냈다. 그런 이 청장이 아시아경제신문 본사를 직접 찾아 새만금의 장점을 자랑한 것은 자연스러워 보였다.


이 청장은 단정한 외양과 차분한 말투로 절제된 이미지를 주면서도 새만금의 성공 가능성을 강조했다. 누구보다 오랫동안 새만금 개발 청사진을 들여다봐온 전문가로서의 면모를 충부하게 보여주기도 했다.

세계 최대의 간척산업으로 불리며 출발부터 갈등이 끊이질 않았던 새만금사업을 진두지휘한 지 두 달이 된 지금, 이 청장은 할 말이 많아 보였다. 서울 면적의 3분의 2에 달하는 면적은 이제 개발 초기단계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첫 삽을 뜬지 23년여간 각고의 시행착오를 거쳐 이제 제대로 된 독립 조직을 갖춰가고 있다. 아직은 미완성 조직을 끌어가는 가운데서도 새만금사업의 추진 방향과 투자유치 등에 대해서는 막힘없이 대안을 내놨다. 왜 그가 독립한 새만금청의 첫 수장으로 지목됐는지 알 수 있었다.


새만금사업 추진의 장애물로는 지역주민들의 정부와 다른 기대감이나 환경보전을 둘러싼 문제 등이 꼽힌다. 이에 대해 이 청장은 "농지조성이나 청사진 등에 대한 지역주민들과의 시각차는 거의 없다"고 선을 그었다. 1991년 첫 삽을 뜬 새만금사업은 당초 100% 농지로 조성하려던 계획이 이명박 정부 때 대폭 수정됐다. 비농지 70%, 농지 30%로 바꾼 것이다. 비농지에는 관광, 레저, 다목적과학연구 등이 조성된다.


이 청장은 다만 개발의 속도에 대해서는 지역 간 견해가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앙정부에서는 국책사업으로서 사업을 어떻게든 성공시켜야 하지만 속도를 높이는 것 자체가 성공을 담보하는 것은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또 사업의 구분도 과거와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이 청장은 "새만금사업을 시작한 지 23년이 됐지만 지금까지는 간척사업이었다"라며 "이제 내부 개발사업이 시작된 만큼 속도에 있어서도 충분히 고려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환경보전 역시 언제든 수면 위로 부상할 수 있는 과제다. 1991년 전북 부안에서 군산까지 바닷길을 방조제로 이으면서부터 환경훼손 논란이 불거지며 수차례 우여곡절을 겪었다. 2003년 7월에는 서울행정법원이 '담수호 수질이 심각하게 오염될 우려가 있고 회복에 엄청난 비용이 들 것'이라는 환경단체 주장을 받아들여 공사집행정지 가처분 결정을 내렸다. 김영진 당시 농림부 장관이 사퇴하게 된 직접적 원인이다.


그래서 이 청장은 우선적으로 수질 등의 환경문제를 고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1995년 시화호 사건을 예로 들기도 했다. 시화호는 1987년 6월 착공해 1994년 1월 완공됐으나 이후 공장 오폐수와 생활하수의 유입으로 수질이 급격히 악화돼 1999년부터 7년간 3차례 공사 중단이 반복된 바 있다.


이 청장은 "2011년부터 2020년까지 약 3조원의 예산으로 수질 개선대책을 추진할 계획이며 2015년 중간평가를 하게 돼 있다"면서 "부처와 지자체, 환경단체 등과 정기적으로 수질문제에 대해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갈등 속에 투자유치와 개발 속도를 내기엔 힘들다는 판단인 셈이다.


투자유치에 적극 나선 이 청장의 첫 작품은 무엇일까. 그는 "새만금청이 생긴 목적 중 하나가 기업유치"라며 "기대해도 좋다"고 말했다. 산업단지에는 OCI와 OCISE, 일본과 벨기에의 글로벌 기업들이 투자유치를 약속했다. 이 청장은 "새만금은 보상문제가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며 "국가에서 지원을 어떻게 해주느냐에 따라 투자자를 끌어 모을 수 있기 때문에 승산은 있다고 본다"고 했다. 특히 중국과 거리가 가까운 점도 유리한 측면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새만금에서는 산업단지 매립이 한창이다. 산업단지와 함께 유력 민간투자자가 들어오면 종합리조트를 조성하고 방조제 공사를 2015년 마치면 농지에는 첨단 수출농업단지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장밋빛으로 끝나기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다는 부분에 대해서도 충분히 알고 있다는 이 청장은 "쉽지 않은 사업이지만 후손들에게 성공한 사업으로 물려줄 것"이라며 "실패하면 국가적 손해라는 점을 무겁게 받아들겠다"고 말했다.




정리=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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