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미국 링컨 대통령은 1863년 게티스버그 연설에서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를 강조했다. 요즘 증시를 보면 이 말의 패러디 버전이 떠오른다. '외국인의, 외국인에 의한, 외국인을 위한' 시장 같기 때문이다.
외국인의 매도가 3일 연속 이어지며 코스피도 내리 약세를 지속했다. 2050을 돌파하며 승승장구하는 듯 보였던 코스피는 불과 며칠만에 2010선이 붕괴되는 것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외국인 매수세뿐만이 아니다. 예정돼 있는 미국 및 중국 경제지표 발표, 중국 3중전회, 미국 양적완화 축소 여부 등 해외 이슈에 의해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지수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전문가들은 국내 상황과 주요국의 경기회복은 국내 증시 상승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증시의 매력이 여전하기 때문에 외국인의 수급 약화는 단기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업종 전략으로는 연기금이 선호하는 업종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다.
◆김지현 동양증권 이코노미스트= 매파 성향은 10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유로존 경기둔화, 중국 개혁 등으로 인해 국내 증시가 조정을 받고 있다.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양적완화(QE) 축소에 대한 기대가 오락가락하면서 증시도 단기적으로 여기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한국은 환율이 안정돼 있고 수출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미국 경기회복과 달러 강세 환경에서도 국내 증시는 상승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셧다운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공급관리자협회(ISM) 제조업 및 서비스업 지수가 개선된 것은 연준의 판단과 일치했으나 설비투자 회복세가 주춤하고 고용이 회복세로 느려 연내 QE 축소 가능성은 여전히 낮다. 정치 불확실성과 느린 고용 회복세를 감안할 때 QE 축소는 내년 3월이 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11월은 아니더라도 연말이나 연초에 유럽중앙은행(ECB)의 추가 부양책이 전망되고 독일이 수출 주도의 성장 정책에서 벗어나 임금 인상을 통해 내수를 부양할 것으로 기대되는 점도 국내 수출산업에 장기적으로 긍정적인 부분이다.
◆김지원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 이번 주 들어 코스피 지수 하락세가 지속되며 2010선까지 하락했다. 7일과 8일 예정돼 있는 미국 및 중국 주요 경제지표 발표와 9일부터 시작되는 중국 3중전회 그리고 미국 QE 축소 시행여부 관련한 점 등이 투자자들의 심리 위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이벤트를 앞두고 투자자 수급이 약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국내 증시 매력도 여전하다는 점에서 단기적인 흐름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7월 이후 국내 시장으로 유입된 자금이 다른 신흥국 대비 절대적으로 큰 규모였는데 이 배경에는 국내 증시의 밸류에이션 매력도 및 우리나라 경기 안정성 부각이 있었다. 국내 경기가 꺾이지 않은 상황에서 투자심리 위축은 단기에 그칠 가능성이 높고 오히려 중장기적으로 신흥국내 국내 시장 차별화가 지속되며 외국인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외국인 투자심리 변동성을 염두에 둔다면 연기금이 선호하는 업종에서 기회를 포착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코스피가 조정을 받을 수 있지만 연기금 매수세 유입에 낙폭을 줄일 가능성도 기대할 수 있다.
연기금의 9~10월 업종별 매수 동향을 살펴보면, 순매수가 두드러졌던 업종은 금융, 유통, 화학이었다. 증시 조정폭 확대시 연기금의 선호도 유지를 지켜보며 접근기회를 살필 수 있을 것이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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