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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사이족 "우리 이름 사용하려면 로열티 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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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아프리카 동부의 탄자니아와 케냐 국경 근처에 거주하는 마사이족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잘 알려진 아프리카 부족이다. 이들은 큰 키와 고수머리, 전사 복장 등을 특징으로 하며 전쟁에서 용맹하게 싸우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런데 마사이족이 더 유명세를 탄 것은 이들의 이름을 사용하는 기업들이 늘어나면서부터다. '마사이 자동차', '마사이 신발', '마사이 연필' '마사이 액세서리' 등 이들의 이름을 딴 상품의 종류는 셀 수 없이 많다. 블룸버그비즈니스위크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마사이라는 이름을 사용하는 기업은 1만개가 넘는다.

'마사이 브랜드'로 연간 1억달러(약 1062억원) 이상 벌어들이는 기업들로는 자동차회사 재규어 랜드로버, 명품 브랜드 루이뷔통, 의류 기업 캘빈클라인, 신발업체 마사이 베어풋 테크놀로지(MBT) 등 다양하다.


마사이족은 최근 개발도상국을 돕는 글로벌 비영리 단체들과 손잡고 마사이 이름에 대한 지적 재산권 보호에 나섰다. 이를 위해 마사이 지적 재산권 이니셔티브(MIPI)도 출범됐다. MIPI측은 국제 소송을 통해 마사이 이름을 무단으로 사용하는 기업들에 로열티 지급을 요구할 계획이다.

소송이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마사이족은 로열티 수익으로 연간 1000만달러 이상의 소득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소득은 마사이족에게 교육·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마사이족 생활환경 개선을 위해 사용될 예정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마사이족이 현실적으로 소송에서 이기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승소를 위해서는 마사이족의 유형문화 가치가 수치화돼야 하며 마사이족이 마사이 문화의 유일한 소유 집단임을 구체적인 근거를 들어 제시해야한다. 이 과정이 순탄할 것으로 보이지 않는데다 그동안 마사이 이름을 사용해온 대기업들 역시 이를 가만히 지켜보고만 있지 않을 듯하다.


동부 아프리카 지역에 흩어져 살고 있어 마사이족 자체의 응집력이 약한 것도 걸림돌로 꼽힌다. 로열티를 받는다고 해도 이후 마사이족 전체에 골고루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사용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연구해야한다.


상표 등록 회사인 빈스톡그룹의 세스 시걸 공동 창립자는 "프랑스가 '프렌치 프라이'에 대한 로열티를 요구하는 것과 같은 상황"이라며 "(마사이 이름에 대한 지적 재산권 요구는) 아이디어는 좋지만 실현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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