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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서울시 출입기자들 '공황 상태'에 빠진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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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22일 아침 서울시청 출입 기자들은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의 서울시 국정감사를 앞두고 '공황' 상태에 빠지고 말았다. 보통 국감 시작 전에 대부분 이메일로 배포되는 국감 보도자료가 이날따라 거의 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 18일 국토교통위원회의 서울시 국감 때 30여명의 국회의원들이 하루 전부터 무더기로 보도자료를 쏟아냈던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이게 무슨 일일까? 의문은 국감 현장에서 풀렸다. 문제는 '중복'이었다. 안행위 소속 국회의원들은 국토교통위가 이미 서울시를 한번 훑고 지나간 상태에서 '독창적' 소재를 찾는 데 한계를 느낀 기색이 역력했다. 대부분의 의원들이 '소재 고갈'에 시달린 듯 국토교통위 국감에서 나온 이야기들을 반복하는 데 그쳤다. 마치 지난 18일 국토교통위의 국감이 다시 열린 듯했다. 이러니 국감 보도자료의 사전 배포가 그렇게 드물 수밖에. 지켜보던 기자들의 입에선 "이럴 거면 왜 굳이 상임위 두 군데가 다 와서 국감을 하는지 모르겠다"는 한탄이 나왔다.


이번 서울시 국감에선 이같은 '소재'의 빈곤에 이어 감사자들의 부실 질의와 의욕 상실 문제도 심각했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지자체의 '억지성' 민원으로 사실상 판명난 진주유등축제, 구룡마을 개발 등을 소재로 박원순 시장을 공격하면서 마치 큰 일이라도 난 듯 호들갑을 떨었다. '종북 세력', '협찬 시장', '양자뻘 시장', '왕사기' 등의 막말과 고성으로 사실관계와 관계없이 어떻게 해서든 공세를 퍼부으려는 기색이 역력했다. 반면 민주당 의원들은 질의 시간의 상당 부분을 박원순 시장 변호에 쓰는 등 별 의욕이 없어 보였다.


"국회의원들 중에 서울시를 제대로 아는 사람이 한 명도 없어서 안심해도 된다". 이달 초 서울시에서 20년 넘게 근무한 한 공무원은 국감에 대한 전망을 묻자 이렇게 말했다. 19대 국회의 2013년 서울시 국감은 이런 '기대'에 철저히 부응한 것으로 보인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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