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정부 내년도 경제운용의 방향을 '성장'으로 잡은 것은 경제 활성화의 핵심이 투자와 일자리 등에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성장이 선행돼야만 증세도 복지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복지와 성장 사이에서 정부가 '선(先)성장, 후(後)복지'로 어젠다를 바꾼 것으로도 해석된다.
정부의 이같은 기조 변경은 청와대와 정부 고위 관료들의 발언에서도 확인된다.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3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지난 8개월 동안 경제 활성화와 경제 체질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그러나 국민이 느끼는 체감도는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대내외 경제여건이 불확실한 데에서 기인한 측면이 크지만, 정부가 마련한 각종 대책을 실행하기 위한 입법조치가 신속히 진행되지 못해 이미 발표한 대책이 현장에서 집행되지 못하는 데에도 원인이 있다"고 지적했다. 100여건의 경제 활성화 법안에 대해 국회의 입법조치가 제 때 진행되지 못해 정부가 발표한 대책이 현장에서 집행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기획재정부는 정책 기조 변경을 놓고 청와대와도 사전 조율을 거쳤다. 박근혜 대통령이 전일(22일) 국무회의에서 "기업이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한데 국회에서 관련 법안이 통과되지 못하고 있다"고 언급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올해 정부는 경제 활성화와 관련 여러 가지 정책 패키지를 내놓은 바 있다. 지난 4월1일 '서민 주거안정을 위한 주택시장 정상화 종합대책'을 시작으로 1,2,3차 투자활성화 계획 등 경기 회복을 위한 정책이 중심을 이룬다.
정부가 제시한 주요 정책을 보면 ▲투자활성화 ▲벤처·창업 강화를 위한 창조경제 ▲고용률 제고 ▲서비스 선진화 ▲유통구조 합리화 등에 포커스가 놓였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외국인투자촉진법, 서비스발전기본법, 시간제 근로자 보호와 고용촉진을 위한 법률, 농산물 직거래 활성화 법률, 주택법 등의 제·개정을 국회에 주문한 바 있다.
외국인 투자를 적극 유치하고 벤처와 창업기업을 늘리고, 고용률을 높이는데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부동산 시장 활성화와 서비스 선진화를 통한 주택시장 정상화는 물론 산업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목적도 녹아 있다.
기재부는 이와 관련 지금까지 각 부처별로 내놓은 정책 패키지와 관련된 법률을 총정리하고 있다. 기재부의 한 관계자는 "각 부처를 통틀어 경제 활성화 관련 법안 정리 작업을 마무리하고 있다"며 "100여개를 한꺼번에 처리할 수는 없지만 우선순위를 두고 당·정협의회 등을 통해 국회와 논의를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현 경제팀은 성장을 복원한 경제팀으로 자리매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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