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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금융 받은 키프로스 집안싸움으로 무너지나

시계아이콘읽는 시간58초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구제금융 프로그램을 이행중인 키프로스에서 니코스 아나스타시아데스 대통령과 파니코스 데메트리아디스 중앙은행 총재 사이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구제금융에 대한 조건으로 단행해야하는 경제개혁 조치가 산적한 가운데 정작 집안싸움으로 키프로스가 무너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데메트리아디스 총재는 이날 FT와의 인터뷰에서 "아나스타시아데스 대통령과의 관계가 악화될 대로 악화됐다"며 "지금으로써는 정상화는 불가능하다고 생각된다"고 밝혔다.

그는 "금융권 구조조정이 예정보다 늦어지고 있는데도 대통령은 구제금융 졸업 시한을 내년 1월로 못박아놓고 있다"며 "키프로스가 구제금융을 끝내는 데는 최소한 1년여의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데메트리아디스 총재는 "중앙은행인 국제통화기금(IMF)과 유럽중앙은행(ECB), 유럽연합(EU) 등 트로이카와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며 "중앙은행이야말로 절벽으로 떨어질 위기에 처한 키프로스를 구제한 주체"라고 강조했다.

아나스타시아데스 대통령과 데메트리아디스 총재 관계에 금이 가기 시작한 것은 구제금융을 조건으로 실시한 라이키 은행의 청산 과정에서 부터다. 키프로스는 지난 3월 라이키은행의 문을 닫고 부실 자산과 양호한 자산을 분리해 양호한 자산은 1위은행인 키프로스은행과 합쳤다. 이 과정에서 1, 2위 은행에 대한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예금액 손실 등이 발생했다.


그동안 공공연하게 데메트리아디스 총재를 비판해온 아나스타시아데스 대통령은 "은행권 부실을 초래한 장본인은 바로 데메트리아디스 총재"라며 "데메트리아디스 총재는 총재직을 사퇴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데메트리아디스 총재를 물러나게 할 모든 법적인 수단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데케트리아디스 총재는 "총재직에서 물러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면서 "나뿐 아니라 가족들까지 위협을 받는 등 정부로부터의 압박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토로했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역시 "키프로스 정부는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헤치는 어떤 시도도 해서는 안된다"며 "중앙은행 업무에 대한 정부의 개입을 금지하는 유럽연합(EU) 법을 위반하면 유럽 재판소의 제재를 받게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키프로스는 트로이카가 지원하기로 한 100억유로(약 14조5000억원)의 자금 가운데 지금까지 두 번에 걸쳐 총 1억9880억유로를 지원받았다. 키프로스는 구제금융 조건을 이행하는 방안으로 법인세 인상, 카지노 매각, 금 보유금 매각 등을 추진하고 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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