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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영국 금융·경제 관계 '밀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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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 그동안 얼어붙었던 중국-영국의 외교 관계가 금융·경제 분야의 밀착으로 화해무드의 정점에 달할 전망이다. 조지 오스본 영국 재무장관의 중국 방문을 계기로 중국인의 영국 비자 발급 조건 간소화 외에도 중국 국유은행들의 영국 지점 설립 요건 완화, 런던에서의 위안화 거래 촉진 등이 양국 금융·경제 협력 활성화 방안으로 논의되고 있다.


◆중국 국유은행들 영국에 지점 개설 문 열리나= 1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대규모 경제 대표단을 이끌고 지난 13일부터 5일간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 중인 오스본 장관은 이날 마카이(馬凱) 중국 부총리와 양국 간 경제 협력 및 무역 확대 방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중국 국유은행들의 런던 진출에 물꼬를 터 줄 전망이다.

중국 국유은행들은 오스본 장관이 이날 마카이 부총리와 면담 이후 런던 금융시장 진출을 가로막았던 장벽이 낮아지고 런던 지점 개설의 희망사항이 실현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오스본 장관도 런던을 역외 위안화 거래의 '허브'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중국 은행들의 런던 지점 개설이 불가피하다고 인식하고 있으며 이는 중국의 영국 투자 확대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중국 국유은행들은 그동안 글로벌 '금융 허브'로 불리는 런던이 까다로운 금융시장 규제로 은행들의 런던 진출을 가로막고 있다고 불평해왔다. 중국 국유은행들은 해외진출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유럽 시장에는 정작 룩셈부르크로 진출을 한정하고 있다. 현재 3개 국유은행이 룩셈부르크에 유럽 지역 본사를 열고 있다.


영국 은행규제청(PRA)은 중국 국유은행들이 런던에 지점 대신 현지 법인만을 설립할 수 있도록 허가하고 있다. 현지 법인들은 영국 은행들과 똑같은 잣대로 투명성, 유동성 완충장치 등을 평가받는다. 영국 은행들과는 확연이 기준이 다른 중국 국유은행들이 그동안 런던에 지점을 개설하지 못한 이유다.


만약 이번에 국유은행들이 런던에 지점을 개설할 수 있게 되면 이들은 PRA로부터 좀 더 느슨한 감독을 받을 수 있고 좀 더 적극적으로 런던에서 영업을 할 수 있게 된다. 현재 국유은행 가운데서는 중국은행, 공상은행, 건설은행, 농업은행, 교통은행 등 5개 은행이 런던 지점 개설을 희망하고 있다.


◆역외 위안화 거래 '허브' 원하는 영국=오스본 장관은 전날 중국 국유은행의 런던 진출이 조만간 허가될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위안화 국제화에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그는 "중국같이 거대한 나라는 글로벌 통화를 구축해야 한다"면서 "이러한 측면에서 위안화의 국제화에 노력을 집중해야 하는데 런던이 핵심 역할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오스본 장관은 "중국과 홍콩을 제외한 글로벌 위안화 거래의 62%가 런던에서 이뤄진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금융결제기관인 스위프트(Swift) 자료에 따르면 중국과 홍콩 밖에서 거래되는 위안화 거래의 영국 비중은 올해 1월만 해도 54% 수준이었지만 현재 62%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런던에서 하루 동안 거래되는 위안화 규모는 50억달러로 지난해 25억달러의 두 배로 늘었다. 영국은 중국과 지난 6월 200억파운드(약 36조원) 규모의 통화 스와프 협약도 체결하는 등 위안화 유동성도 확보해 놓은 상태다.


현재 영국에서의 위안화 거래 대부분은 홍콩에 지점을 두고 있는 HSBC은행과 스탠다드 차타드 은행에 한정돼 있다.


◆중국, 대규모 영국 인프라 투자 '큰손'=영국은 중국과의 금융·경제 관계 밀착으로 중국 자본의 영국 내 투자 본격화를 노리고 있다.


중국은 오스본 장관의 방중을 계기로 맨체스터 공항 상업지구 조성에 투자를 약속했다. 중국이 런던 밖에서 진행하는 최대 규모 영국 투자다.


중국 국유 건설업체인 베이징젠궁(北京建工) 유한책임공사는 국유은행 공상은행으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아 맨체스터 공항 상업지구에 투자할 계획이다.


총투자비 8억파운드가 들어가는 '공항시티' 조성 프로젝트는 맨체스터 공항 인근 150에이커의 나대지를 500만제곱피트 면적의 사무실, 쇼핑몰, 공원 등으로 개발하는 작업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향후 15년간 1만6000개의 신규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받고 있다.


오스본 장관은 중국인 방문객 유치를 위한 비자 규정 완화 계획도 발표했다.


영국 정부는 별도로 비자를 받아야 하는 불편 때문에 유럽을 찾는 중국 관광객들이 영국을 외면한다는 지적에 따라 비자 신청양식을 유럽과 동일하게 바꾸기로 했다.


기업을 방문해 24시간 내에 비자를 발급해주는 기업인 대상 신속 비자발급제의 운영 지역도 현행 베이징과 상하이에서 중국 전역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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