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 애플의 아이폰과 아이패드 생산에 중국 기업들이 단순 조립공정에서 벗어나 최첨단 기술을 필요로 하는 부품들을 만들어 납품하는 형태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애플의 공개 공급망 문건과 증권사 CLSA가 수집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애플에 배터리 같은 전자기기 부품을 생산해 납품한 중국 기업 수는 16곳에 이른다. 2011년만 해도 이 수는 8곳에 불과했지만 2년 만에 두 배로 급증했다.
산둥성에 본사를 둔 음향기기 업체 거얼성쉐(GoerTek·歌爾聲學)는 2011년만 해도 애플에 제품을 납품하지 못했지만 올해부터는 아이패드와 신모델 아이폰에 스피커와 아이폰용 이어폰을 공급하고 있다. 선전 소재 배터리업체인 더사이(Desay·德賽)와 신왕다(Sunwoda·欣旺達)도 아이폰5s와 5c 모델에 들어가는 배터리를 공급하며 애플의 신생 부품공급업체로 자리 잡은 기업들이다.
중국 기업들이 애플 제품의 부품 공급 중역을 차지하게 된 데에는 중국 기업들이 그동안 첨단기술 개발에 투자를 집중하며 기술력과 생산능력을 끌어올리는 노력을 했기 때문이다.
니콜라스 바라트 CLSA 아시아 기술 담당 대표는 "중국 기업들은 수년간 첨단기술 연구개발(R&D)에 지출을 아끼지 않았는데, 이에 대한 성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면서 "중국 기업들이 떠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애플이 비용절감과 안정적이고 원활한 부품 공급을 위해 공급망 다각화에 나서고 있는 것도 중국 기업들에 기회를 제공하는 요인이다.
FT는 이러한 중국 기업들의 변화된 모습을 두고 현재 글로벌 전자기기의 부품 생산을 독점하고 있는 대만, 일본, 한국 기업들의 경쟁력을 위협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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