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세차례 금 수입관세 인상에도 수요 증가 국가경제 발목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인도에는 "금에 투자하면 절대 망하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이처럼 인도인들은 '금 불패 신화'를 굳게 믿는다.
미국에서 발간되는 경제주간지 블룸버그비즈니스위크는 인도인들의 과도한 금 사랑을 막을 도리가 없어 인도 정부의 고민이 깊어만 가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인도 정부가 대규모 경상수지 적자 해소 차원에서 끊임없이 금 투기 억제책을 내놓고 있지만 인도인들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인도 정부는 경상적자 축소와 루피화 환율 방어용으로 올해 들어 세 차례에 걸쳐 금 수입 관세를 10%로 인상했다. 최근에는 5%포인트 더 올리겠다고 발표했다.
인도 정부가 금 수입 관세를 계속 올리는 것은 경상수지 적자폭을 줄이기 위함이다. 인도의 금 수입량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지난해 인도의 경상수지 적자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4.8%인 878억달러(약 95조1313억원)까지 치솟았다. 인도중앙은행(RBI)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목표로 삼고 있는 2.5%도 훌쩍 뛰어넘은 것이다.
세계금위원회(WGC)에 따르면 지난해 인도의 금 수입량은 세계 전체의 28%를 차지했다. 인도에 금은 석유 다음으로 큰 수입품이다. 최근 정부의 수입 관세 인상으로 인도의 금 수요가 다소 주춤하고 있다. 그러나 금값이 오르면서 투자 목적의 금 매입은 증가하는 추세다.
무엇보다 인도 최대 축제인 '디왈리(빛줄기)'를 앞두고 인도인들의 금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11월 초 나흘 동안 열리는 디왈리 기간 동안 인도의 한 해 금 소비량 가운데 20%가 소화된다. 특히 디왈리를 앞둔 2~3개월 간의 예비 축제 기간에는 최고 선물로 간주되는 금전과 금바가 많이 팔린다. 인도인들은 이때 금 사는 것을 상서로운 일로 여긴다.
일부에서는 정부가 금 수요를 억제하기보다 차라리 공급을 늘리는 게 낫다는 의견도 있다. 특히 인도의 대형 사원에서 보유하고 있는 엄청난 양의 금과 귀금속을 시중에 풀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사원의 금을 중앙은행에 예치하고 이렇게 마련된 금을 시중에 팔자는 것이다.
그러나 인도 최대 종교인 힌두교가 이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는데다 정부가 사원들에 금을 내놓으라고 강제할 방법도 없다.
인도의 과도한 금 수요에 대처하기 위한 또 다른 방법으로 금을 수입하고 매입할 때 부과되는 각종 세금이 인하돼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규제가 느슨해지면 거래가 늘면서 시장에 더 많은 금이 쏟아져 나올 것이라는 말이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세금을 내리면 금 200t이 시장에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인도 소재 환거래 컨설팅 업체 메칼리 파이낸셜의 설립자 자말 메칼리는 "사원과 개인이 보유 중인 금은 훌륭한 자산"이라며 "이들이 갖고 있는 금을 활용하지 않고서는 금 수요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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