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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맨, 한 직장서 10년 못버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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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개사 평균근속 9.39년, 수입급감에 구조조정 자진퇴사

[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증권사 애널리스트 박모(39)씨는 올해 여름휴가를 3일 밖에 쓰지 못했다. 올 초 이직한 터라 직장 내에서 눈치가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큰 불만은 없다. 비슷한 처지의 동료들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박씨는 "증권업계에 온 이후 직장을 4번 이직했고 그때마다 휴가를 쓰지 못했지만 큰 불만은 없다. 오래 다니려고 해도 2년을 넘기지 못하는 게 이 업계의 생리"라고 말했다.


증권사 직원들은 한 직장을 10년 이상 다니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때 스카우트가 잦아 이직이 보편적인 시절도 있었지만, 최근에는 증권사 수익 급감으로 정든 직장을 떠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13일 본지가 2013회계연도 1분기(2013년 4~6월) 보고서에서 직원 평균 근속년수를 적시한 21개 증권사를 분석한 결과, 직원의 평균 근속년수는 9.39년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근속년수가 10년 이상인 증권사는 현대증권(11.4년)과 SK증권(10년11개월), 신한금융투자(10.1년), 대신증권(10년) 등 4개사에 불과했다.


대형사로 불리는 한국투자증권(9.8년)과 KDB대우증권(9.46년)도 평균근속년수가 10년을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 한양증권 9.5년, 교보증권 8년, 신영증권 7.6년, 동양증권 7.3년, 유진투자증권 6.5년 등이었다.

직원들의 근속년수가 불과 2~6년 사이로 짧은 증권사들도 많았다. IBK투자증권(2.91년), 유화증권(3.68년), 키움증권(3.91년), HMC투자증권(4년), NH농협증권(5.1년), 동부증권(5.38년) 등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고액연봉과 고학력의 '엘리트 직장인'으로 상징됐던 시절은 이미 지나갔다고 토로하고 있다. 이제는 직업적 불안정성에 어려움을 겪는 데다 구조조정 불안에 시름하고 있는 사람들이 다수라는 얘기다.


증권사의 자체적인 구조조정과 제 발로 증권업계를 떠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전체 인원도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국내에서 영업하는 62개 증권사의 임원과 직원 수는 총 4만1687명이다. 이는 작년 6월 말보다 1899명(4.4%)이나 감소한 규모다. 지난 3월 말(4만2317명)에 비해서도 630명(1.5%) 줄었다. 증권사 임직원 수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완만하게 늘어 2011년 말 4만4055명에 달했지만, 작년 3월 말 감소세로 돌아선 뒤 하향 추세다.


국내 영업지점도 줄었다. 작년 6월 말 1744개에 달했던 증권사의 국내 지점은 올해 6월 말 1565개로 집계됐다. 1년 사이 179개(10.3%) 지점이 문을 닫은 셈이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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