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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 탐구생활]서울 가로수의 변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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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거리 더 덥다 했더니…가로수 탓

[메트로 탐구생활]서울 가로수의 변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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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직장인 김용현(30)씨는 예년에 비해 더 날이 뜨겁다고 느낀다. 회사 주변의 거리에서 가로수들이 만들던 그늘이 사라진 탓이다. 햇빛을 가려주던 가로수에 무성했던 가지들은 모두 사라지고 몸통만 남았다.

이와 같이 최근 서울 가로수의 그늘이 실종되었다는 시민들의 불만이 나오고 있다. 그늘이 없어진 것은 상당 부분 2013년부터 시내 가로수의 가지치기 업무가 한국전력공사에서 서울시로 넘어간 데 원인이 있다. 한전이 가지치기를 할 때는 전신주와 전선에 방해를 주지 않는 정도로 최소한의 가지치기를 했지만 서울시로 업무가 넘어가면서 가지치기가 훨씬 더 철저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미관을 위해서라는 것이 서울시 측의 설명이다. 서울시 조경과 관계자는 주민들의 불만은 예상됐던 것이라면서 그러나 "나무의 외형을 보기 좋게 잡아주려면 거기에 맞춰 가지치기를 많이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으로 3~4년 동안은 지금처럼 가지치기를 많이 해야 가로수 외형이 바로 잡힐 것이라는 서울시의 말대로라면 당분간 여름철마다 무성한 가로수 그늘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듯하다.


'도시의 머리카락'이라고 불리는 이처럼 도심의 가로수. 도시의 풍경의 일부인 가로수는 이처럼 항상 변함없이 그 자리에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나름대로 적잖은 변천을 겪어 왔다. 1970년대 처음 가로수 조성이 시작될 때만해도 가로수는 주로 수양버들이었다. 당시 6800그루밖에 되지 않았던 서울시의 가로수는 2012년 현재 45종, 28만 4000여 그루로 늘어났다. 은행나무, 버즘나무(플라타너스) 등 전통적인 가로수 수종들이 강세인 가운데 최근에는 소나무가 가로수로 주목받고 있다.

[메트로 탐구생활]서울 가로수의 변천사


소나무는 원래 공해에 약하고 생장속도도 느리며 침엽수라 그늘을 제대로 만들 수 없다는 단점 때문에 가로수로 사랑받지 못했지만 열매 냄새가 심한 은행나무, 낙엽 청소가 쉽지 않은 버즘나무에 비해 관리가 쉽고 사철 푸르며 우리 고유의 나무라는 상징성 덕에 최근 가로수로 많이 쓰이고 있다.


특히 중구는 서울에서 소나무를 가로수로 가장 많이 활용하고 있는 곳이다. 전체 가로수 7800여그루 중에 소나무가 2100여그루다. 지난 2008년 4월, 자매도시인 속초에서 보내준 250그루를 시작으로 명동, 을지로, 퇴계로, 남산 일대에 많은 소나무 가로수를 심었다. 구청 녹지과 관계자는 "자매도시와의 관계, 중구의 역사성을 생각해 소나무 가로수길을 조성했다"며 "'남산 위에 저소나무'라는 애국가 2절의 가사내용처럼 소나무를 흔히 볼 수 있는 거리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대표적인 가로수로 많은 사랑을 받아온 은행나무는 그러나 특유의 악취 때문에 수난을 받고 있다. 지난 6월 세종로 은행나무 가로수들은 모두 '홀아비' 신세가 됐다. 독특하게도 암수가 있는 수종인 은행나무는 '암컷' 나무의 열매가 떨어지면서 발생하는 악취가 골치였다. 이에 국립산림과학원은 지난 6월 DNA 성 감별법을 통해 세종로 은행나무 중 암나무를 선별해 뽑아내고 수나무만 다시 심었다.


[메트로 탐구생활]서울 가로수의 변천사


덕수궁 돌담길의 가로수들은 이 길에 낭만적인 정취를 더해줘 왔지만 정작 자신들의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일부 시민단체와 문화재청에서 돌담길에 심어져 있는 가로수를 없애거나 교체할 것을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민단체인 '우리문화재 바르게 지킴이' 관계자는 "원래 덕수궁을 비롯한 궁궐에는 담을 넘지 못하도록 담 주변에 나무를 심지 않았다"며 "창건 당시의 모습으로 덕수궁을 유지하기 위해 가로수를 베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문화재청은 다른 이유로 지금의 가로수를 바꿀 것을 검토중이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덕수궁 대한문 앞의 가로수는 한국 고유 나무가 아니라 가중나무(중국산 활엽수)로 우리 전통 건축을 상징하는 덕수궁에 적합지 않다"면서 "고유 수종이면서 키가 낮아 덕수궁 경관을 방해하지 않는 나무로 교체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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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기존의 가로수를 그대로 살려야 한다는 주장이 맞서면서 덕수궁 가로수의 '운명'은 1년이 넘도록 결론이 나지 않고 있다.


한편 서울시민들은 자신만의 가로수를 가질 수 있게 됐다. 서울시가 지난 4월부터 가로수를 일반에 입양시키는 '나무돌보미' 사업을 시작해 시민들이 가로수를 직접 기를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이다. 시민 한명당 최대 5그루까지 나무를 입양받아 직접 키우는 것으로, 현재 학교와 각 시민단체 등 109개 단체, 3800여명의 시민이 참여해 가로수 5500여그루를 돌보는 중이다.




이현우 기자 knos84@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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