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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인간' 주창홍은 중국 외환관리국의 '구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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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주창홍(朱長虹·43세) 중국 외환관리국(SAFE) 최고투자책임자(CIO)가 3조5000억달러에 이르는 방대한 외환보유고를 똑똑하게 운용해 SAFE의 '구세주'로 호평 받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6일(현지시간) 주창홍 CIO가 SAFE에서 핵심 역할을 맡으며 현명하고 과감한 투자로 주목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는 연 초 중국 정부 주요 관료들이 모인 신년회 자리에서도 외환보유고 운용을 잘 해 SAFE의 구세주 라는 칭찬을 받았다. 그러나 중국 언론에서 조차 그를 '투명인간'이라고 부를 정도로 그는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다.

주 CIO는 SAFE 내에서도 스스로를 "투자 결정을 하는 전문가 집단의 구성원 중 한명일 뿐"이라며 낮춰 평했다.


주 CIO의 투자 스타일은 전형적인 안전자산인 미 국채 투자에서 벗어나 있다. 달러화 자산에 투자를 하더라도 미 회사채, 주식, 부동산 등 투자 다변화에 능하다. 그 결과 2010년 중국 외환보유고에서 미 국채 비중은 45% 정도였지만 지난해는 35%로 줄었다. 또 2011년 6월~2012년 6월 사이 미 회사채에 대한 투자 비중은 기존 5%에서 7%로 상향 조정됐다.

최근에는 좀 더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했는데, 지난해 하반기 일본 주식시장에 대한 과감한 베팅을 한 결과 현재 주가 상승에 따른 수익을 맛 볼 수 있게 됐다. 한 정부 관료는 "SAFE는 지난해 주 CIO의 지휘 아래 매우 좋은 성적을 거뒀다"고 말했다.


WSJ은 주 CIO가 투자 결정을 하는 과정에서 굉장한 부담을 견뎌내야 하는 노고가 있다고 전했다. 외환보유고는 중국인들이 '쉐한치엔(血汗錢·피땀 흘려 번 돈을 일컫는 말)'이라고 부를 정도로 운용에 부담이 있는 자금인데, 주 CIO의 스타일 대로 공격적인 투자에 나섰다가 손실이라도 나게 되면 무거운 책임이 따르기 때문이다. SAFE와 비슷한 성격의 중국투자공사(CIC)의 경우도 과거 월가 투자에 나섰다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타격으로 손실을 입어 비난이 쇄도했었다.


한편 주 CIO는 20대까지만 해도 시카고에서 양자 물리학을 공부한 물리학자였지만, 이후 채권 트레이더로 전업했다. 세계 최대 채권펀드회사인 핌코(PIMCO)에서 금융 파생상품 전문가로 활동하며 '채권 왕' 빌 그로스의 오른팔 역할을 했다. 미국에 20년간 거주하던 그를 SAFE로 이끈 사람은 당시 SAFE의 대표 자리를 맡고 있던 이강(易綱) 현 인민은행 부행장이었다. 주 CIO는 2009년 말 중국으로 돌아와 SAFE에 합류했다. 당시 중국 금융계 안팎에서는 주 CIO가 파생상품 분야 최고의 인재이자 전문가라고 입을 모았었다.




박선미 기자 psm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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