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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명철의 인사이드스포츠]최강 한국 양궁의 멈추지 않는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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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명철의 인사이드스포츠]최강 한국 양궁의 멈추지 않는 진화 양궁 국가대표팀[사진=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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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과 11일 서울올림픽공원 평화의 문 광장에 만든 특설 경기장에선 이색적인 양궁 경기가 열렸다. 10일에는 이승윤, 임동현, 오진혁, 진재왕으로 구성된 남자 국가대표팀과 장혜진, 주현정, 윤옥희, 기보배가 나선 여자 국가대표팀이 올림픽, 세계선수권대회 등 주요 국제 대회에서 볼 수 없던 남녀 단체전 경기를 펼쳤다. 이른바 성(性) 대결이다. 올림픽 종목을 기준으로 남녀 구분 없이 경기를 치르는 건 승마가 유일하다. 혼합복식이 있는 테니스, 배드민턴, 탁구 등은 남녀가 경기를 하지만 성 대결이라고 할 수는 없다.

테니스 올드 팬들은 성 대결이라고 하면 1973년 빌리 진 킹과 보비 리그스의 경기를 기억할 것이다. 30세의 여성 킹이 55세의 남성 리그스를 일방적으로 몰아붙여 세트스코어 3-0(6-4 6-3 6-3)의 완승을 거뒀다. 최근 앤디 머리가 세레나 윌리엄스와 제2의 킹-보그스전을 해볼 의향이 있는 것처럼 말했다고 외신이 전하고 있어 흥미를 끈다. 전 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양궁 단체전 성 대결에서 남자 국가대표팀은 234점을 합작해 223점에 그친 여자 국가대표팀을 가볍게 눌렀다.


11일에는 혼성경기(mixed team)가 벌어졌다. 테니스, 배드민턴, 탁구의 혼합복식(mixed doubles)과 같은 방식이었다. 이 경기 결승에서 오진혁·윤옥희 조는 임동현·기보배 조를 157-154로 꺾었다. 혼성경기는 올림픽, 아시아경기대회, 국내 대회에서 열리지 않지만 세계선수권대회나 월드컵에선 정식 종목이다. 임동현·기보배 조는 2011년 토리노(이탈리아) 세계선수권대회 챔피언 조다.

이틀 연속 열린 특별 경기는 서울시양궁협회가 주최한 17세 이하 청소년 대회인 서울국제유스페스타의 부대 행사로 펼쳐졌다. 대회에는 한국, 중국, 일본, 멕시코, 영국, 스페인 등 13개국에서 17세 이하 선수 142명이 출전했다. 양궁 세계 최강국의 위상을 높인 대회였다.


1979년 7월 19일 아침신문을 펼쳐 든 스포츠팬들은 한편으로는 기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한국이 이런 종목에서도 세계무대에서 통할 수 있나’하며 고개를 갸웃거렸을 것이다. 기사는 김진호가 서베를린에서 벌어진 제30회 세계양궁선수권대회에서 30m, 50m, 60m, 70m 그리고 단체전 등에서 전관왕을 차지했단 내용이었다.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을 1년여 앞뒀을 때였다. 유력한 올림픽 금메달 후보가 신데렐라처럼 나타난 것이었다.


[신명철의 인사이드스포츠]최강 한국 양궁의 멈추지 않는 진화 양궁 국가대표팀[사진=정재훈 기자]


이 대회에 앞서 김진호는 1978년 방콕 아시아경기대회 양궁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오영숙, 황숙주와 함께 은메달도 차지했다. 김진호는 당시 17세의 예천여고 학생이었다. 한국이 모스크바 올림픽에 불참한 건 그 무렵 최고의 경기력을 선보였던 선수들에겐 아쉽기만 한 일이다.


그 무렵 대부분의 스포츠팬은 양궁이라는 종목이 낯설었다. 방콕 대회 기록을 보면 양궁(archery) 경기를 궁도(弓道)로 표현하고 있는 자료가 눈에 띈다. 1970년대 후반에도 양궁이라는 말이 제대로 정착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1968년 전국체육대회에서 정식 종목이 됐으니 그럴 만도 했다. 게다가 전통 종목인 국궁은 당시 상당한 수준의 선수층을 자랑하며 전국체육대회 종목으로 자리를 잡고 있었다. 하지만 이후 채 40년이 되지 않는 시간에 한국은 양궁 세계 최강국으로 성장했다.


양궁은 근대 올림픽 초기인 1900년(파리), 1904년(세인트루이스), 1908년(런던) 그리고 1920년(앤트워프) 대회 등에서 몇 차례 치러진 적이 있지만 오랜 기간 올림픽 무대에서 자취를 감췄었다. 1972년 뮌헨 대회에서야 정식 종목으로 다시 채택됐다. 그 무렵 세계 양궁계는 미국과 옛 소련, 핀란드, 스웨덴 등이 앞장서 이끌고 있었다.


1984년 로스앤젤레스 대회 여자 개인전 금메달(서향순)과 동메달(김진호)을 첫머리로 한국 양궁은 역대 올림픽(현대 양궁의 기준이 된 1972년 뮌헨 대회 이후)에서 금메달 19개, 은메달 9개, 동메달 6개를 수확했다. 2위인 미국(금 8 은 4 동 2)을 멀찌감치 따돌리는 압도적인 성적이다. 3위인 이탈리아(금 2 은 2 동)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다. 끊임없이 노력하고 발전하는 한국 양궁,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신명철 스포츠 칼럼니스트




이종길 기자 leemea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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