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적 승부수 안 던져...일각에선 '북·중 물밑접촉설' 제기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한·중 정상회담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지만 이를 의식한 북한의 반응은 특별히 나오지 않고 있다. 이와 함께 북한은 국가정보원의 '2007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공개에 대해서도 이틀째 묵묵부답이다.
27일 있을 한·중 정상회담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북한 비핵화'를 집중 논의한 뒤 보다 강력한 대북 압박 선언을 도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한·중 공조를 사전에 약화시키기 위해 북한이 또 다른 방식의 대화를 제의하는 등 가용 수단을 총동원할 것으로 외교가에서는 관측했다. 북한은 앞서도 한·미, 미·중 정상회담 직전 국면전환을 위한 깜짝 발표를 해왔다.
그러나 북한이 이례적으로 침묵하면서 근황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북·중 간에 물밑접촉이 벌어지고 있는 게 아니냐'는 추측까지 제기된다. 북한이 대화공세를 이어가거나 대남 비난전을 펼치는 대신 중국 설득에 나섰다는 것이다. 정영태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은 6자회담을 통해 지금까지의 대북 제재 환경을 완화할 수 있기를 고대하고 있다"면서 "이런 측면에서 북한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중국이 우리나라 등 국제사회의 압박에 못이겨 6자회담 재개와 관련한 입장을 선회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제사회는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행동을 취해야 6자회담 등 대북 접촉을 할 수 있다는 입장을 강하게 피력하고 있다. 이에 비해 중국은 '6자회담이 어떻게든 조속히 열리는 것이 중요하다'며 다소 온도차를 드러냈지만, 최근 들어 관점 변화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시진핑 주석은 이달 7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북한이 비핵화에 대해 진정성을 보이지 않으면 6자회담이 열릴 필요가 없다는 데 의견 일치를 봤다.
이번 한·중 정상회담에서도 미·중 정상회담 수준, 혹은 그 이상의 양자 간 합의가 나온다면 북한으로서는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오종탁 기자 tak@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