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뷰앤비전]중국, 진화 멈춘 스마트폰 시장의 승자 될까

시계아이콘01분 42초 소요

[뷰앤비전]중국, 진화 멈춘 스마트폰 시장의 승자 될까
AD

작년 가을 오랜만에 일본 도쿄를 방문했을 때의 일이다. 시부야에서 회의를 마친 후, 일본 최대의 통신사인 NTT 도코모의 휴대폰 매장에 들어가 보았다. 그곳에는 삼성전자의 갤럭시S3와 함께 다른 회사의 스마트폰이 나란히 진열되어 있었다. 익숙하지 않은 브랜드였지만 세련되었고 결코 갤럭시S3의 디자인에 뒤지지 않았다. 소니의 신규 제품이 아닐까 생각하며 뒷면의 제조사를 본 순간 내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HUAWEI made in China' 중국산 스마트폰이 아키하바라의 매장 구석이 아닌, 도쿄 한복판의 NTT 도코모숍에 당당하게 전시되어 있는 것이다.


NTT 도코모는 일본 최대의 통신사라는 명성에 걸맞게 제품의 도입 과정이 까다롭기 그지없다. 전파인증은 기본이고 버그와 내구성 테스트, 부품의 신뢰도에 대한 까다로운 검사 과정은 해당 기업의 인내심을 시험하는 잔인한 과정이기도 하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테스트 속에서 끊임없이 요구하는 근거 자료와 데이터, 별 쓸모 없어 보이는 질문까지 반복되면 납품 담당임원은 끓어오르는 '분노(?)'를 삭혀야만 한다. 그런데 이런 인내심의 극한을 시험하는 과정을 중국산 스마트폰이, 아니 그 성질 급한 중국기업이 통과하다니 놀라기만 했다.

그런데 잘 살펴보니 일본 시장에 진입한 중국기업은 화웨이만은 아니었다. ZTE라는 또 다른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역시 소프트뱅크와 제휴해 이미 일본 시장에 진입해 있었다. 현재 ZTE는 소프트뱅크 스마트폰 중 16.9%를 점유, 2위를 차지하고 있다. 5년 전이라면 상상도 못했을 '상전벽해'가 도쿄 한복판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왜 이런 일이 가능하게 된 것인가.


기술경영학에서는 혁신적 제품의 진화 과정을 변이(variation), 선택(selection), 유지(retention)라는 세 과정으로 분류한다. 변이란 기존의 구제품과 다른 새로운 제품군이 출현해 서로 경쟁하는 과정이다. 스마트폰에서 보면 블랙베리 같은 버튼형, 손가락으로 제어하는 터치형 등이 서로 경쟁하는 형태가 그것이다. 두 번째의 선택 과정에서는 소비자에게 가장 호소력 있는 제품이 생존하고 다른 제품은 몰락한다. 이미 블랙베리는 패배해 시장에서 소멸하고 있고, 아이폰이 터치형의 표준을 확립한 후 전 세계의 스마트폰이 터치형으로 진화하고 있다.

세 번째 '유지'는 선택의 과정에서 형성된 제품의 특성이 그대로 유지되면서 혁신이 멈추는 단계다. 성능보다는 가격이 중요해진다.


즉 가격 중심의 경쟁 구도가 형성되면 후발기업이 선발기업을 따라잡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는 얘기다. 이런 가격 중심의 이전투구에 휘말리 않기 위해 기업들은 필사적으로 혁신의 사이클을 다시 변이 단계로 되돌리고자 몸부림친다. 구글이 안경형 컴퓨터를 개발하고, 애플이 손목시계형 스마트폰을 모색하는 것은 이런 노력의 산물이다.


여기서 어떻게 중국의 스마트폰이 일본 시장에, 아니 세계 시장에 급속히 진입하고 있는가를 설명하는 키워드가 바로 '유지 단계'이다. 유지의 단계에 접어들면 각 경쟁자들은 스마트폰의 다음 모델을 쉽게 예측할 수 있다. 그것은 현재기능의 고급화, 아니면 저비용, 저가격 스마트폰의 개발이다. 여기서 중국업체들이 추구하는 전략은 후자다. 물론 저가 스마트폰이라고 해서 소나타를 경차 모닝 수준으로 확 떨어뜨리는 단순 전략은 아니다. 중국업체는 현재의 기능을 최대한 유지하거나 약간 향상시키면서 경쟁업체보다 가격을 대폭 낮추는 코스트 전략을 구사한다. 최근 화웨이가 출시한 신제품은 아이폰5와 외형적으로 유사하지만 두께는 아이폰5보다 18%나 더 얇은 제품이다.


올해 1ㆍ4분기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0위 업체 중 중국업체는 4개나 되고, 중국 최대 스마트폰 업체인 화웨이와 LG전자의 점유율 차이는 0.4%에 불과하다. 스마트폰의 진화가 멈춘 지금, 승자는 중국기업이 될 것인가?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 교수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6.01.0914:18
    "손해 보고도 집못팔까" 걱정 덜어준다…지방 미분양 '환매보증' 첫도입
    "손해 보고도 집못팔까" 걱정 덜어준다…지방 미분양 '환매보증' 첫도입

    정부가 지방 미분양 해소를 위해 수분양자에게 일정 가격으로 되팔 권리를 보장하는 '주택환매 보증제(가칭)'를 처음 도입한다. 준공 후 미분양 1가구1주택 특례 가액기준을 6억원에서 7억원으로 상향하고, 인구감소지역 세제 특례와 기업구조조정 부동산투자회사(CR리츠) 지원도 연장한다. 공급 측면에서는 3기 신도시 1만8000가구를 포함해 올해 5만가구 착공에 나선다. 9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에서

  • 26.01.0914:05
    디지털자산 제도화 본격화…스테이블코인·현물 ETF까지 제도권 편입
    디지털자산 제도화 본격화…스테이블코인·현물 ETF까지 제도권 편입

    정부가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을 포함한 디지털자산 제도화에 속도를 낸다. 디지털자산 기본법(가상자산 2단계 법안) 입법을 통해 발행·유통·거래 전반을 포괄하는 규제 틀을 마련한다. 또한 디지털자산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도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기관은 9일 오후 '2026 경제성장전략'을 통해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 등 디지털자산을 제도화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법안은

  • 26.01.0914:00
    국장 장기투자 촉진 ISA 신설…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
    국장 장기투자 촉진 ISA 신설…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

    정부가 국내 장기 주식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세제 혜택을 대폭 확대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출시한다. 투자 시 납입부터 배당까지 '더블 혜택'을 주는 국민성장펀드·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펀드도 출시한다. 국내외 산업과 자산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수익을 창출하는 '한국형 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하기로 했다.9일 재정경제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발표했다. 정부는 60

  • 26.01.0914:00
    "국장 장기투자 촉진" 세제혜택 늘린 '생산적금융 ISA' 신설
    "국장 장기투자 촉진" 세제혜택 늘린 '생산적금융 ISA' 신설

    생산적 금융을 강조해온 이재명 정부가 국장 장기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투자계좌(ISA)'를 신설한다. 일정소득 이하의 청년을 대상으로 한 '청년형 ISA'는 물론, 비과세 200만원이 적용되는 기존 ISA 대비 세제혜택을 대폭 확대한 '국민성장ISA'도 선보일 예정이다. 재정경제부, 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부처는 9일 오후 이러한 내용을 포함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공개했다. 생산적 금융 기치 하에 첨단

  • 26.01.0914:00
    7월부터 24시간 외환시장 개방…MSCI선진지수 편입 박차
    7월부터 24시간 외환시장 개방…MSCI선진지수 편입 박차

    정부가 오는 7월부터 외환시장을 24시간 개방해 원화 국제화에 나선다. 역외 원화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관련 규제를 정비함으로써 한국 증시의 숙원이자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편입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 기관은 9일 오후 '2026년 경제성장 전략'을 공개하면서 이러한 내용의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위한 외환·자본시장 종합

  • 26.01.1609:11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월 15일)※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전화 인터뷰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윤희석 : 감사합니다. 소종섭 :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제명 처분을 할 것이라고 예상을 했나요? 윤희석 : 어느 정도는 예상했었죠

  • 26.01.1416:21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출연 :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1월 14일) ※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함께 여러 가지 이슈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잘 지내셨죠? 이준석 : 예, 그렇습니다. 소종

  • 26.01.1008:01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808:49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710:25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1월 5일) 소종섭 : 어서 오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장성철 :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소종섭 : 이 얘기부터 해보죠.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와 관련해서 폭언했다, 보좌진에게 갑질했다, 남편이 부동산 투기를 했다는 등 의혹이 쏟아집니다. 그런데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