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짐승들의 사생활- 6장 봄비 내리는 아침 (96)

시계아이콘01분 32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뉴스듣기

짐승들의 사생활- 6장 봄비 내리는 아침 (96)
AD


4000년 전의 도시 모헨조다로에서 발견된 것은 아이들의 장남감과 여자들의 머리 장신구, 찰흙을 구워 만든 인장(印章) 이런 것들 뿐이었다. 특히 아이들의 장남감은 얼마나 많은지 주사위, 진흙으로 만든 작은 황소와 물소 등이 수도 없이 발견되었다. 다른 황허문명이나 이집트 문명, 메소포타미아 문명에서 발견되는 거대한 신전과 무덤은 물론이고 사람을 죽이는 무시무시한 무기나 고문도구, 감옥 같은 것은 아예 없었다. 누가 다른 누구를 지배했던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그들은 누구일까? 어디서 왔을까? 어떻게 그들은 4000년 전에 그렇게 잘 짜여진 도시를 만들었고, 어떻게 그렇게 평화로운 삶을 유지하며 살았을까?
진화라고 한다면 분명히 사람들은 야만으로부터 문명으로 가는 것을 상상할 것이었다. 하지만 모헨조다로를 보면 인간의 진화가 반드시 야만에서 문명으로 나아가는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원시시대라 불리는 그 시대가 지금보다 훨씬 인간적인 품격이 있었다. 오히려 문명이 꽃을 피우고 있다는 이 시대야말로 가장 야만적인 시대가 아닌가.


잠시 있다 하림은 다시 자판을 두드렸다.
....그런 어느날 모헨조다로에 어둠의 신이 내려왔다. 강력한 철제무기를 지닌 암흑의 대왕, 잔인한 전쟁의 신, 그의 이름은 오메가였다.
배문자에게 넘길 만화대본의 기본 줄거리는 청동기 시대 모헨조다로의 평화로운 신인 알파와 철기시대를 업고 등장한 야만적인 악의 신 오메가와의 싸움이 될 것이었다. <전쟁이 인간의 진화에 미치는 영향>은 그렇게 시작된다. 어떻게 보자면 인간의 역사는 철기시대 이후 피비린내 나는 전쟁의 역사인지도 모른다. 지금도 세계 도처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과 대량학살은 인간이란 동물의 진화에 어떤 식으로든지 영향을 미치고 있을 것이다. 그것은 어두운 본성이며, 진화되지 않고 남아있는 원숭이의 본성, 대뇌 깊숙이 숨겨져 있는 공격적인 파충류의 본성인지도 모른다.

“그래도 결말은 영웅의 승리야. 슈퍼맨이나 베트맨처럼.....알았지? 어디까지나 만화니까.....”
배문자가 말했었다. 그리고 혼자 무엇이 우스운지 쿡쿡거리며 웃었다.
그것은 그녀가 그런 미래를 믿고 있지 않다는 뜻이기도 했다.
어쨌거나 하림에게 모헨조다로는 수수께끼였다. 지상에 인류라는 이름으로 그런 도시가 있었다는 자체가 꿈 같았다. 어떤 사람은 지금의 히말리아 깊숙이 자리 잡고 있는 조그만 왕국 부탄이 그런 나라와 비슷할 것이라고 한다. 모든 사람이 공짜로 교육을 받고, 모든 사람이 공짜로 의료혜택을 받으며, 도둑도 강도도 없으며, 경쟁이니 자살이란 말은 아예 사전에도 없다고 한다. 대한민국처럼 세계 제일을 소리 높여 부르짖지 않아도 국민행복도가 가장 높은 나라, 굳지 애국심을 노래하지 않아도 국민 모두가 자기 나라를 사랑하고 자기 전통과 지도자를 귀하게 여기는 나라란다.


아마도 수만년이 흐른 후, 지금의 인류가 멸종하고 나서 후대의 어떤 발굴자가 이 지상을 뒤적일 때 그들은 수많은 무덤과 무기들 속에서 부탄이란 나라를 발견하고,
‘아! 그 야만의 시기에도 이런 곳이 있었네.’
하고 경탄을 터뜨릴지 모른다. 그렇지만 아직 하림은 그곳에 가보지 않아서 그렇게 단정지어서 말할 자신은 없었다. 소문대로가 아닐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청동기의 모헨조다로는 분명 그랬다. 그것은 인류 역사에서 가장 독특한 이방지대였고, 수수께끼에 싸인 이상향이었다.
열린 창문 너머로 봄비 소리를 들으며, 하림이 그렇게 작업에 열중하고 있는데 현관에서 인기척 소리가 났다.


글. 김영현 / 그림. 박건웅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6.01.2009:48
    저렴해서 미국인도 푹 빠졌다…"오늘은 라면에 김치" 외신도 감탄한 K푸드⑤
    저렴해서 미국인도 푹 빠졌다…"오늘은 라면에 김치" 외신도 감탄한 K푸드⑤

    "전 세계에서 K푸드에 대한 수요가 식을 줄 모른다." 미국의 경제 뉴스 채널 CNBC는 지난 18일(현지시간) 한국 식품의 글로벌 확산세에 대해 이같이 조명했다. 이 방송은 특히 라면을 K푸드 성장을 견인하는 핵심 품목으로 지목했다. 전 세계적으로 인기가 높은 K팝과 한국 드라마에서 라면이 자주 노출되면서 미국과 유럽은 물론, 중앙아시아와 중동 지역까지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또 물가 인상과 생활비 상승도 비교

  • 26.01.2007:16
    "힙하다 힙해" 퇴근길 치맥에 한국 화장품 싹쓸이까지…일상에 스며든 'K'④
    "힙하다 힙해" 퇴근길 치맥에 한국 화장품 싹쓸이까지…일상에 스며든 'K'④

    지난 15일(현지시간) 오후 7시 미국 뉴욕 맨해튼 32번가 K타운. 한국 치킨 브랜드 BBQ 매장은 '치맥'을 즐기려는 현지인들로 북적였다. 지하 1층에 마련된 테이블은 일찌감치 만석이었고 20~30대 직장인과 대학생들은 치킨을 앞에 두고 맥주잔을 부딪치며 저녁 시간을 즐겼다. 치킨뿐 아니라 떡볶이와 김치볶음밥 등 다양한 한국 메뉴를 함께 주문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이 매장을 자주 찾는다는 대학생 메디슨 씨는 "학교 근처

  • 26.01.1915:08
    "돼지갈비에 나물" 파리지앵의 저녁 식탁 오른다
    "돼지갈비에 나물" 파리지앵의 저녁 식탁 오른다

    K웨이브 글로벌 현장 점검 "형 집에 놀러 가는데 저녁 메뉴인 돼지갈비를 준비하려고 합니다" 지난해 연말 프랑스 파리 오페라 지역(Rue Sainte-Anne)에 위치한 유명 한인 슈퍼마켓 'K마트'에서 만난 맥심 카본(27살)씨는 '100% 태양초'라고 적힌 고춧가루와 송이버섯과 무, 고추장, 튀김가루를 장바구니에 담았다. 카본은 한국 신림동에서 1년 거주하면서 처음 접한 한식을 잊지 못해 귀국 후에도 파리 한식

  • 26.01.1914:08
    ③"대중문화는 화려한 분수…'일상문화' 흘러야 30년 간다"[인터뷰]
    ③"대중문화는 화려한 분수…'일상문화' 흘러야 30년 간다"[인터뷰]

    "대중문화는 '화려한 분수'처럼 금방 꺼질 수 있습니다. 지하수처럼 '일상 문화'가 계속 흐르도록 해야 K 브랜드와 산업의 생명력을 30년 이상 유지할 수 있습니다." 이일열 전 파리문화원장은 최근 아시아경제와 인터뷰에서 K브랜드의 글로벌 지속가능성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방탄소년단(BTS), 블랙핑크 등 K콘텐츠는 강력한 진입로가 될 수 있지만, 휘발성이 크다"며 "어느 순간 거품이 꺼질 수 있다는 점에서 지금은 '썸

  • 26.01.1914:08
    돼지갈비 요리하는 파리지앵…자기 전엔 韓스킨케어 톡톡[K웨이브3.0]②
    돼지갈비 요리하는 파리지앵…자기 전엔 韓스킨케어 톡톡[K웨이브3.0]②

    "형 집에 놀러 가는데 저녁 메뉴인 돼지갈비를 준비하려고 합니다" 지난해 연말 프랑스 파리 오페라 지역(Rue Sainte-Anne)에 위치한 유명 한인 슈퍼마켓 'K마트'에서 만난 맥심 카본(27살)씨는 '100% 태양초'라고 적힌 고춧가루와 송이버섯과 무, 고추장, 튀김가루를 장바구니에 담았다. 카본은 한국 신림동에서 1년 거주하면서 처음 접한 한식을 잊지 못해 귀국 후에도 파리 한식당을 찾아다녔다. 하지만 현지 한식당 대부분이 중

  • 26.01.1609:11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월 15일)※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전화 인터뷰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윤희석 : 감사합니다. 소종섭 :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제명 처분을 할 것이라고 예상을 했나요? 윤희석 : 어느 정도는 예상했었죠

  • 26.01.1416:21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출연 :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1월 14일) ※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함께 여러 가지 이슈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잘 지내셨죠? 이준석 : 예, 그렇습니다. 소종

  • 26.01.1008:01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808:49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710:25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1월 5일) 소종섭 : 어서 오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장성철 :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소종섭 : 이 얘기부터 해보죠.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와 관련해서 폭언했다, 보좌진에게 갑질했다, 남편이 부동산 투기를 했다는 등 의혹이 쏟아집니다. 그런데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