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10구단 KT는 지난 7일 구단 이름을 ‘위즈’로 명명했다. 선수단 구성은 자연스레 급물살을 탔다. 오는 8월 사령탑을 선임하고 10월 즈음 창단을 공식화할 예정이다. 당장 6월 17일엔 2014년 신인선수 두 명을 우선 지명한다. 내년 퓨처스리그 가세와 2015년 1군 진입은 순탄하게 이뤄질 수 있을까. 주영범 KT스포츠 단장을 만나 그 준비 과정을 자세하게 살펴봤다.
다음은 주영범 단장과 일문일답
2014년 1군 진입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우리도 그렇게 하고 싶다. 매도 먼저 맞는 게 나으니까. 하지만 그럴 수 없다. 1군에 나설 준비가 전혀 되지 않았다.
어떤 점이 그러한가.
우선 감독조차 선임하지 않았다. 내년 퓨처스리그 홈경기를 어디서 치를지도 정해지지 않았고.
수원야구장이 아니었나.
리모델링 공사가 예상보다 늦어져 다른 곳에서 경기를 치러야 한다. 수원시의 문제는 아니다. 정해진 예산 내에서 편의시설을 늘리다 보니 시공업체 선정이 조금 늦어졌다. 공사 규모도 꽤 커졌고. 최근 수원시가 주차 공간을 대폭 확충키로 했다. 지하를 뚫어 종전 2천대의 주차공간을 3천5백대 이상으로 늘린다. 예산만 300억 원이 투입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다면 내년 퓨처스 경기는 어디서 치러지나.
수원시, 경기도, 한국야구위원회(KBO)와 함께 부단히 알아보고 있다. 수원 인근으로 잡으려고 하는데 경기도 내 야구장이 많지 않아 고민이다. 그래도 지자체, KBO가 적극적으로 나서주고 있어 잘 해결될 것이라 믿는다.
선수단 구성 경과가 궁금하다.
스카우트팀 구성을 일찌감치 마쳤다. 현재 대학, 고교 경기를 부지런히 찾아다니며 선수들을 체크하고 있다. 몇몇 선수들에 대해선 이미 구체적인 파악을 끝냈다. 어떤 능력과 인성을 갖췄는지, 심지어 선수의 부모가 원하는 미래 모습까지 알아놓았다. 향후 선수단의 뼈대가 될 친구들이기 때문에 심사숙고를 거듭할 것이다. 구체적인 선수단의 색깔은 2차 드래프트 이후 드러날 것 같다. 이 부분에 대해서도 이미 다양한 측면으로 후보군을 추려놓고 있다.
외국인선수 영입도 꽤 중요한데.
열심히 알아보고 있다. 최근 권사일 대표이사와 함께 미국으로 건너가 메이저리그 경기를 보고 왔다. 단순히 관전만 하고 돌아온 게 아니다. 뉴욕 메츠, 필라델피아 필리스 등으로부터 선수단 관리 및 구성, 야구단 경영 등의 노하우를 전달받았다. 외국인선수 영입에 대한 협조도 약속받아 놓았고. 아직 선수를 물색하긴 이른 시점이나 관찰을 게을리 하지 않을 생각이다.
고양 원더스 선수들의 대거 합류가 예상된다.
구체적으로 언급하긴 어렵지만 한 가지만은 분명하게 말할 수 있다. 우리 구단으로 오는 문은 활짝 열려 있다. 물론 선수나 코치를 데려오는 건 전적으로 감독의 몫이다. 우선지명, 전면드래프트 등으로 선수들을 영입하겠지만 구체적인 윤곽은 다가오는 2차 드래프트에서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10월이나 11월엔 고교·대학·프로에서 야구를 한 선수를 중심으로 트라이아웃(공개선수선발)도 진행할 계획이다 그렇게 모이는 창단 첫해 멤버를 40명 이상으로 예상한다.
감독 선임은 어떻게 돼가나.
‘위즈’를 맡을 사령탑은 특별해야 한다. 경기를 잘 풀어가는 능력만으로는 곤란하다. 선수단의 육성부터 단합까지 모든 걸 이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점을 모두 고려해 후보군을 압축하고 있다. 늦어도 8월 말 발표할 예정이다. NC 다이노스의 창단 절차와 흡사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감독 선임 후보에 외국인도 포함되나.
그렇다. 다양한 채널을 통해 외국인감독을 알아놓았다. 장단점이 있겠더라. 선진 기술이나 독특한 야구관을 선수단에 심을 수 있으나 소통에서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다. 한국야구를 모른단 점에서 보이지 않는 벽에 부딪힐 수도 있고. 우려되는 사안을 모두 고려해 적임자를 최종 검토할 방침이다.
다소 이른 감이 있지만 2014년 FA 선수를 대거 영입할 계획인가.
좋은 선수라면(웃음). 무턱대고 데려오진 않는다. 신임감독과 상의가 필요하겠지만 팀에 꼭 필요한 선수라면 적극적으로 붙잡을 것이다.
KT의 야구단 운영에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이 적지 않은데.
잘 알고 있다. 프로농구 정도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전혀 그렇지 않다. 굉장히 진지하고 구체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기존 야구 프런트를 데려오지 않는단 점에서 우려가 생기는 듯 한데 지금껏 KT는 새로운 인력으로 다양한 개척 사업을 성공으로 이끌었다. 우리도 그 전례를 따라갈 자신이 있다. 다양한 스포츠단 사업을 하며 다양한 노하우와 경쟁력을 쌓았다. 시행착오가 있겠지만 기존에 없던 다양하고 창의적인 생각을 앞세워 야구단의 성공적인 정착을 이끌겠다.
이종길 기자 leemean@
정재훈 사진기자 ro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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