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우리는 감정노동자①]아무도 모르게 흘리는 눈물...

시계아이콘01분 28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서비스업 종사자 늘지만 열악한 처우는 제자리


[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포스코 계열사 임원 사건으로 시끄러울 때 신고한 그 승무원이 부러웠어요. 그 사람은 당당하게 할 말은 했잖아요. 사람들은 잘 몰라요. 백화점에 우리 같은 사람도 있다는 걸..."

백화점 사은행사장에서 근무하는 이주연씨(가명, 32ㆍ여)는 매일 아침 마음속으로 기도한다. 그녀는 '오늘은 항의하는 고객이 없기를', '고객과 백화점 직원에게 지적당하지 않기를' 기원하며 유니폼을 갈아입는다. 백화점 아웃소싱 업체 직원인 그녀는 7년째 사은행사장 뒤 작은 공간에서 이렇게 아침을 맞는다.


이씨는 25살이던 지난 2006년, 사은행사장 아르바이트로 백화점에 첫 발을 들였다. 사은행사장은 구매고객에게 사은품이나 상품권을 증정하는 업무를 주로 하는 곳이다. 입사 초기 서툰 일솜씨 탓에 그녀가 맡은 증정대엔 긴 줄이 생기기 일쑤였다. '빨리 처리하라'는 고객과 백화점 직원의 목소리가 커지면 식은땀이 흐르고 가슴이 떨렸다. 종일 서 있어 뻑뻑해진 다리를 두드리며 앉고 싶다는 생각을 해보지만 눈치가 보여 그럴 수도 없었다. 피곤한 탓에 응대를 짧게 하면 고객들로부터 곧장 화살이 날아들었다.

행여 고객이 CS(Customer Satisfaction)점수를 매기는 모니터 요원일까 두려워 억지로 입꼬리도 올린다. CS 점수가 낮게 나오면 사은행사장 동료와 백화점 직원의 눈총을 어떻게 견딜지 자신이 없다. 고객이 얼굴에 영수증을 던져도, 억지 요구로 소리를 질러도 웃어야 한다. 일터에서 그들의 '감정'은 중요치 않다.


매일 아침 받는 서비스 매뉴얼을 줄줄이 말할 때가 됐을 즈음 그녀는 대학을 졸업했다. "좋은 대학을 나온 것도 아니고...마땅히 갈 데가 없더라구요. 마침 사은행사장을 용역업체가 맡는 변화가 있었어요. 용역업체로부터 스카우트 돼 가면서 나름 기대를 했는데 제 착각이었죠" 퀴퀴한 휴게실도, 목소리 높이며 사은품을 달라는 고객들도, 백화점으로부터 받는 서비스 압박도 그대로였다.


집중력이 떨어지는 오후가 되면 1장 나가야 하는 상품권이 2~3장 나가고, 증정대상이 아닌 고객에게 사은품을 주기도 한다. 그렇게 매일 그가 채워 넣어야 하는 금액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늘어난다. 일당의 절반 가까이를 토해낸 적도 있지만 그들의 '실수'를 책임져주는 곳은 없다. 백화점은 용역업체에, 용역회사는 다시 직원들에게 책임을 넘기면 그 뿐이다. 한 달에 받는 150만원 남짓 월급은 이렇게 또 줄어든다.


이들에게 '주말 휴무'는 그림의 떡이다. "얼마 전 주말에 출근하다 사고를 당했어요. 쉬고 싶었지만 말할 자신이 없었어요..." 백화점에서 7년을 일했지만 아픈 그의 몸을 신경써주는 직원은 없다. 백화점 직원들에게 그는 용역업체 직원 '아무개'일 뿐이다.


천장 한 구석에 달린 CCTV만이 그들의 24시간을 응시한다. 사무실 누군가가 화면을 통해 그들이 잘 웃고 있는지, 일을 빨리 처리하는지, 상품권을 잘 관리하는지 지켜본다. 얼마나 오래 서 있는지, 억지를 부리는 고객이 얼마나 많은지, 제대로 휴식은 취하는지 보는 사람은 없다.


우리나라 서비스업 종사자 수는 938만명(2011년 기준)으로 추산된다. 서비스산업의 아웃소싱이 가속화되면서 종사자 수도 급격히 늘고 있지만,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 이들의 목소리에는 아무도 귀 기울이지 않는다.




이혜영 기자 itsm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6.01.0914:18
    "손해 보고도 집못팔까" 걱정 덜어준다…지방 미분양 '환매보증' 첫도입
    "손해 보고도 집못팔까" 걱정 덜어준다…지방 미분양 '환매보증' 첫도입

    정부가 지방 미분양 해소를 위해 수분양자에게 일정 가격으로 되팔 권리를 보장하는 '주택환매 보증제(가칭)'를 처음 도입한다. 준공 후 미분양 1가구1주택 특례 가액기준을 6억원에서 7억원으로 상향하고, 인구감소지역 세제 특례와 기업구조조정 부동산투자회사(CR리츠) 지원도 연장한다. 공급 측면에서는 3기 신도시 1만8000가구를 포함해 올해 5만가구 착공에 나선다. 9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에서

  • 26.01.0914:05
    디지털자산 제도화 본격화…스테이블코인·현물 ETF까지 제도권 편입
    디지털자산 제도화 본격화…스테이블코인·현물 ETF까지 제도권 편입

    정부가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을 포함한 디지털자산 제도화에 속도를 낸다. 디지털자산 기본법(가상자산 2단계 법안) 입법을 통해 발행·유통·거래 전반을 포괄하는 규제 틀을 마련한다. 또한 디지털자산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도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기관은 9일 오후 '2026 경제성장전략'을 통해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 등 디지털자산을 제도화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법안은

  • 26.01.0914:00
    국장 장기투자 촉진 ISA 신설…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
    국장 장기투자 촉진 ISA 신설…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

    정부가 국내 장기 주식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세제 혜택을 대폭 확대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출시한다. 투자 시 납입부터 배당까지 '더블 혜택'을 주는 국민성장펀드·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펀드도 출시한다. 국내외 산업과 자산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수익을 창출하는 '한국형 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하기로 했다.9일 재정경제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발표했다. 정부는 60

  • 26.01.0914:00
    "국장 장기투자 촉진" 세제혜택 늘린 '생산적금융 ISA' 신설
    "국장 장기투자 촉진" 세제혜택 늘린 '생산적금융 ISA' 신설

    생산적 금융을 강조해온 이재명 정부가 국장 장기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투자계좌(ISA)'를 신설한다. 일정소득 이하의 청년을 대상으로 한 '청년형 ISA'는 물론, 비과세 200만원이 적용되는 기존 ISA 대비 세제혜택을 대폭 확대한 '국민성장ISA'도 선보일 예정이다. 재정경제부, 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부처는 9일 오후 이러한 내용을 포함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공개했다. 생산적 금융 기치 하에 첨단

  • 26.01.0914:00
    7월부터 24시간 외환시장 개방…MSCI선진지수 편입 박차
    7월부터 24시간 외환시장 개방…MSCI선진지수 편입 박차

    정부가 오는 7월부터 외환시장을 24시간 개방해 원화 국제화에 나선다. 역외 원화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관련 규제를 정비함으로써 한국 증시의 숙원이자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편입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 기관은 9일 오후 '2026년 경제성장 전략'을 공개하면서 이러한 내용의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위한 외환·자본시장 종합

  • 26.01.1609:11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월 15일)※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전화 인터뷰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윤희석 : 감사합니다. 소종섭 :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제명 처분을 할 것이라고 예상을 했나요? 윤희석 : 어느 정도는 예상했었죠

  • 26.01.1416:21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출연 :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1월 14일) ※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함께 여러 가지 이슈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잘 지내셨죠? 이준석 : 예, 그렇습니다. 소종

  • 26.01.1008:01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808:49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710:25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1월 5일) 소종섭 : 어서 오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장성철 :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소종섭 : 이 얘기부터 해보죠.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와 관련해서 폭언했다, 보좌진에게 갑질했다, 남편이 부동산 투기를 했다는 등 의혹이 쏟아집니다. 그런데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