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냄비 태운 그 남자, 200억 벌었다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16초

['中企 강국' 뛰는 리더들]<12> 이동열 코리아테크 대표

-영국 세제 아스토니쉬, 마트-홈쇼핑서 직접 닦는 '보여주기' 전략 먹혀
-아시아지역 총판권도 보유

냄비 태운 그 남자, 200억 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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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냄비를 직접 토치로 새카맣게 태우고, 곧바로 아스토니쉬(Astonish) 로 깨끗하게 닦아내는 모습을 보여줬더니 마트 매출이 100배로 늘더군요. 중국서도 국내와 같은 '보여주기' 전략을 썼더니 목표치의 다섯 배를 판매했습니다."

이동열 코리아테크 대표는 22일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중국 시장에 아스토니쉬를 안착시켰다"며 이같은 성공 비결을 털어놨다. 아스토니쉬는 40년 전통의 영국 세제 전문기업 '더 런던 오일 리피닝 컴퍼니'의 세제 브랜드로, 코리아테크가 국내와 아시아 지역 총판권을 보유하고 있다. 코리아테크는 5년전 국내 판권을 따내 대형마트ㆍ홈쇼핑을 통해 1000만개를 판매했으며, 판매실적을 인정받아 일본과 중국 등 아시아 시장의 판권까지 가져왔다.


중국 시장에는 지난 2011년부터 법인을 세워 2년간 끈질기게 노크한 결과 지난 3월 동방CJ홈쇼핑에 첫선을 보였다. 결과는 '대박'이다. 목표치인 400세트를 훌쩍 넘어선 2000세트를 모두 판매했으며, 3개월 발주를 미리 받아놨을 정도로 없어서 못 판다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코리아테크의 성장 비결을 '보여주기' 마케팅 전략에서 찾았다. 세제의 성능을 입 아프게 말하는 대신 직접 냄비를 태워 그 자리에서 닦는 것을 보여주는 게 훨씬 매출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이 방법으로 전국 300개 할인마트에 입점했고, GS 홈쇼핑 임원의 눈에 띄어 TV홈쇼핑까지 진출할 수 있었다. 그는 "신입사원이 들어오면 닦는 것보다 '태우는 것'을 먼저 가르친다"며 "리얼(실제)하게 태우면 태울수록 소비자들의 마음을 더욱 잡아끌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가 이런 노하우를 습득한 것은 시장통과 좌판에서다. 아버지의 사업 실패를 계기로 20대부터 길거리에서 물건을 팔기 시작했고, 스토리와 볼거리를 갖춘 판매 방식도 여기서 배웠다. 무대가 글로벌로 옮겨졌지만 여전히 그는 이 방법을 고수하고 있다. 이 대표는 "저는 세일즈만 20년을 했다"며 ""영어는 '땡큐' '헬로' 외에는 못하지만 세일즈는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런 그에게 본사는 아시아 시장을 맡겼다. 스토리와 볼거리 없이 도매상 역할만 하던 기존 유통망을 정리하고 그는 중국과 아시아, 동남아 시장까지 아우르는 '큰손'이 됐다.


아스토니쉬와 함께 탄산수 제조기 '소다스트림'이 최근 몇 년 새 급성장하기 시작하면서 코리아테크의 매출도 제대로 추진력을 받았다. 2003년 자본금 5000만원으로 시작한 회사가 지난해 매출이 200억원을 넘어섰다. 7년 전만 해도 생소한 아이템이라 외면받았던 소다스트림은 현재 회사의 매출액 30%를 차지하고 있다. 이 대표는 "아스토니쉬와 소다스트림 모두 각 분야를 수십 년씩 연구한 장인정신 있는 회사들의 제품"이라며 "제품력이 있는 만큼 잘만 풀어낸다면 크게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앞으로 멤버십 라운지인 '라베르샤'를 전국적으로 늘려 고객 체험과 만족도를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부산 센텀시티 등이 유력한 후보다. 또 해외 제품의 국내 유통뿐 아니라 우리 우량기업의 제품을 아시아 시장에 소개하는 역할도 도맡고 싶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현재 몇몇 업체들과 접촉 중"이라며 "'장사꾼'이 아닌 '장인' 정신을 갖고 있는 곳이라면 언제든지 같이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leez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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