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리스크·엔저·경제민주화·불황 '4중 폭탄' 아래로 걷고있는 재계
속터지는 '경제'
"기업이 할수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 투자 멈추고 상황만 살피기
[아시아경제 임선태 기자, 최대열 기자]국내 기업들이 '대북·엔저(低)·경제민주화·불황'이라는 4대 덫에 갇혔다.
글로벌 경제 침체에 따른 장기 불황의 그늘이 짙게 드리워진 상황에 일본 아베 정권의 엔저 정책, 박근혜 정부의 경제민주화 의지 등 곳곳이 가시밭인 상황에 대북리스크라는 덫까지 놓인 형국이다. 가장 큰 문제는 국내 기업입장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말 그대로 속수무책 상황이라는 것이다.
대북 리스크는 국내 기업들이 자체 비상계획(컨티전시 플랜)으로 대응할 수 없는 외부환경이다. 북한의 극단적인 협박 발언에 국내 기업들이 연일 애간장만 태울 수밖에 없다. 일부 기업들은 수주에서의 불이익은 물론 계약취소까지 우려하고 있다. 외국 바이어들의 문의도 잇따르고 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10일 "북한발 리스크와 관련해서 예의주시하고 있다. 현재까지 특별한 조치를 내리고 있지 않지만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중"이라며 그룹 내 긴장감을 전했다.
엔저는 국내 기업의 수출채산성을 악화시키는 말 그대로 기업들간 환율전쟁이라는 점에서 국내 기업들에겐 또 다른 위험요소다. 대북 리스크로 원·달러 환율이 일시적으로 오름세(원화가치 하락)를 보이고 있지만 대북 리스크라는 먹구름이 걷히면 다시 엔저가 국내기업들의 목을 죌 가능성이 농후하다.
엔저와 내수경기침체에 대비하는 기업도 나오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경우 연초 국내 생산물량을 줄이기로 한데 이어 추가로 10만∼20만대의 생산을 줄이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국내외 상황에 맞게 탄력적으로 생산물량을 조절,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겠다는 전략이다.
포스코는 일찌감치 비용절감 차원에서 재고관리에 들어갔다. 경기침체와 공급과잉 현상이 지속, 수익이 악화되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전사적으로 재고관리에 들어간 것이다. 포스코는 비용절감 차원을 넘어 재고발생의 원인까지 찾아 불황의 덫에서 벗어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환율 변동성과 관련 SK그룹측은 "계열사별로 상시적으로 환율 변동에 대한 단·중·장기적 대응책을 마련했지만 예측불가능 상황"이라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대기업 총수·상장사 임원의 연봉공개, 징벌적 손해배상 책임 부과, 공정거래위의 납품단가 직권 조사 등 새정부의 경제민주화 압박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기업에서 볼멘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 연일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한국경영자총연합회는 "기업총수 및 임원연봉을 특정인이 아닌 일반 전체에 공개토록 하는 이번 개정안 등은 직장 내 위화감을 조성해 노사 갈등을 심화시킬 우려가 있다"며 경제민주화 취지는 이해하고 동의하지만 진행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입장을 조심스럽게 내비쳤다.
임선태 기자 neojwalker@
최대열 기자 dy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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